몰려 든 사람들이 이 여성들에게 이벤트의 목적이 뭔지, 신분은 뭔지,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녀들은 마스크를 쓴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선정적인 차림새로 미뤄 유흥업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호객하러 나온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국 청두 지역의 한 부동산 회사가 준비한 깜짝 판촉 이벤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카이팡'의 중의적인 의미를 이용한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었던 겁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도시들 가운데 투자 선호도 순위 8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3위로 5단계나 떨어졌습니다. 베이징에서는 얼마전 분양권 보유자의 80%가 분양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부동산 개발회사와 중개회사들이 된서리를 맞고 하나, 둘 폐업 대열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된 세수였던 부동산 관련 수입이 줄어들면서 지방 정부들은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단 짓고 보자는 식의 주택 공급 과잉으로 인해 유령도시가 속출하는가 하면, 부동산 활황을 전제로 무리한 주택 구매 대출을 해줬던 은행들은 부실 채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중국 전체 경제의 30%를 차지한다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한꺼번에 빠질 경우 경제에 미칠 충격은 시진핑 지도부의 집권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는 위기 사안임에 틀림없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앙 정부는 물론, 각 지방 정부는 부동산 관련 규제를 속속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과 납세증명이나 사회보험이 없는 타지인은 집을 살 수 없도록 규제했던 족쇄가 슬그머니 풀려 버린 겁니다. 소형 주택은 몇 채씩 구매 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꺾인 투자 열기가 임기응변식 규제 완화로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불경기에 살아남기 위해 부동산 회사들의 생존 게임은 갈수록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잡기 위해 갈수록 더욱 자극적인 호객 이벤트와 기상천외한 끼워팔기 같은 마케팅 기법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석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중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이미 고성장 시대를 마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U'자형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껏 몸 달은 부동산 회사들을 상대로 고객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견줘보며 한껏 '갑' 행사를 해 볼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역시 투자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