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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배드민턴] '신의 한 수'가 된 이현일의 태극마크 복귀

[AG 배드민턴] '신의 한 수'가 된 이현일의 태극마크 복귀
이득춘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 ‘신의 한 수’를 뒀다. 바로 은퇴했던 맏형 이현일(34, MG새마을금고)의 태극마크 복귀였다.


한국은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5시간이 넘는 대혈투 끝에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후 12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이현일은 2-2로 맞선 가운데 마지막 단식주자로 나서 가오환을 상대했다. 자신의 승패에 따라 메달색깔이 좌우되는 부담스러운 상황. 하지만 이현일은 맏형답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세트스코어 2-0의 완승을 거뒀다. 힘든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듬직했다.


이현일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막내로 출전했다. 당시 한국은 김동권-하태권, 이동수-유연성 복식조 투톱이 주축이었다. 여기에 이현일이 단식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1986년 서울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 결과 이현일은 병역면제 혜택을 얻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이현일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 지난해 4월 부임한 이득춘 감독은 고심 끝에 이현일을 설득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아주기로 결심했다. 대표팀에서 중심을 잡아줄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 였다. 이현일은 2연승 뒤 2연패를 당해 흔들리는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맡은 바 임무를 200% 완수했다. 12년 전 자신이 선배들에게 물려받았던 유산을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나눠줬다.


경기 후 이현일은 벅찬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금메달을 12년 만에 다시 따서 기쁘다.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선배가 될 수 있어 영광이었다. 12년 전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복식 선배들 도움을 받아 나도 금메달을 따서 병역혜택을 받았었다. 이번에는 내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다. 결과가 잘 마무리됐다”며 빙긋이 웃었다. 


이득춘 감독은 “이현일이 두 번이나 올림픽에서 4등을 하고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나이가 많이 먹은 상태였다. 그래도 한국에서 선장으로서 역할 할 수 있는 선수는 이현일 뿐이었다. 1년 전부터 이현일 복귀시키려 노력했고 3달 전에 복귀시켰다. 이현일이 선장 역할을 충분히 했고 우승에 기여했다”며 노장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했다.


후배들에게 모든 것을 베풀어준 이현일은 이제 홀가분한 마음이다. 그는 “일단 휴식을 갖겠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한다고 두 달 동안 집에도 자주 못 갔다. 당분간 가족들과 쉬겠다”며 “이제 단체전이 끝났고 개인전은 출전 안한다. 기쁜 마음으로 마음 놓고 개인전을 뛰는 후배들을 응원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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