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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전원탈출' 세월호 시뮬레이션 증거가치 의문

'6분 전원탈출' 세월호 시뮬레이션 증거가치 의문
"사고 한 시간 후 퇴선명령했어도 6분 만에 전원 탈출할 수 있었다."

세월호 승무원들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제출한 일명 탈출 시뮬레이션 결과가 허점을 드러내 증거 가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호인들은 변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사고 당시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결과라고 반박했다.

24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공개된 탈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사고 발생 무렵인 오전 8시 50분(세월호 기울기 30도 추정)에 탈출이 시작됐다면 5분 5초 만에 승객 전원이 해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인근에 있던 둘라에이스호 선장이 세월호에 탈출을 권고한 오전 9시 24분을 시작 시점으로 하면 9분 28초, 1등 항해사가 목포해경 123정으로 올라타려 한 오전 9시 45분에는 6분 17초가 소요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주도한 박형주 가천대 건축공학과 교수와 검찰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일부 조건은 가장 보수적으로 적용해 시뮬레이션 결과로 도출된 소요 시간이 실제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가 왼쪽으로 59.1도나 기운 오전 9시 45분에 시작됐어도 6분여 만에 전원 탈출이 가능했다는 결과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뮬레이션에는 모든 승선원이 동시에 대피를 시작해 뒷사람이 앞사람을 추월하지 못하고 대피 중 다친 사람이 없는 일괄적인 조건이 적용됐다.

잘 훈련된 선원들의 대피 안내·유도를 전제로 승객들이 질서정연하게 탈출했을 때 나올 수 있는 결과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기울어진 선체를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거나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급박했고, 냉장고 등 집기가 쏟아지기도 한 상황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론을 폈다.

특히 목포해경 123정이 오전 9시 35분께 현장에 도착한 사실과 분석 결과가 맞물려 해경이 선체 진입을 곧바로 시도해 퇴선을 유도했다면 승객들이 모두 탈출할 수 있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일부 승무원은 변호인을 통해 "승객들이 해경에 구조될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변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모순이 생길 수도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증거로서 가치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광주 지역의 한 법조인은 "복잡한 도식에 따른 결과라 해도 세월호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면 증거 가치를 크게 인정받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변호사들에게는 (검찰의 논리를)깨기 쉬운 자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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