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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이냐 '인정'이냐…중국인 관심 끈 '수정란 재판'

중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 부부의 유가족들이 자녀가 남기고 간 수정란을 돌려달라며 병원 측을 상대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인정'과 '법률'을 둘러싼 뜨거운 찬반논쟁이 전개됐습니다.

장쑤성에 거주하는 천모씨 부부는 불임증 때문에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되자 시험관 인공수정을 시도했습니다.

체외수정 과정은 무사히 끝나 4개의 수정란이 만들어졌고 부부는 자궁에 이식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부부는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천씨 부부는 모두 독자였기 때문에 자식들을 잃은 양가 유가족들은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식들이 세상에 수정란을 남기고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수정란을 보관하고 있는 난징의 한 병원을 상대로 '수정란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지난 5월 열린 선고심에서 보건당국의 관련 규정 등을 근거로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즉시 항소했고 판결은 2심에서 뒤집혔습니다.

우시 중급인민법원은 그제 열린 선고공판에서 병원이 보관하고 있는 수정란은 세상을 떠난 부부의 친가와 외가 부모들이 공동 관리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상 인공수정란에 대한 '상속권'을 인정한 겁니다.

주심 판사는 "법원은 윤리와 인정, 특수이익 보호라는 세 가지 요소를 고려했다"며 "수정란은 사망한 부부의 유전물질일 뿐 아니라 유족들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어 양가 부모는 해당 수정란과 생명윤리 측면에서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양가 노인들의 심적 고통을 고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심 판사는 "수정란은 사람과 사물의 과도적 존재지만 생명의 가능성을 갖춘 만큼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자식들이 남기고 간 수정란을 얻게 된 유가족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수정란을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양가 가족들이 함께 상의할 문제이며 아직 대리출산 등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대리모 출산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중국에서 수정란에 대한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전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종 판결 내용이 알려지자 중국사회에서는 뜨거운 찬반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판결을 지지하는 이들은 "법률이 인정에 앞설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판하는 이들은 수정란 역시 '의학적 윤리'와 '과학적 윤리'의 제약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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