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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동해' 이름 찾기 움직임

미국에서 시작된 '동해' 이름 찾기 움직임
"국민들은 선조들이 2천년 넘게 사용한 '동해'라는 이름에 관심 가져주세요. 동해는 우리 영토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공립학교 교과서에 기존 표기인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하도록 한 법안 통과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피터 김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 대표가 18일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회의실에서 열린 세계한인포럼에서 특강을 했다.

이민 1.5 세대인 피터 김 대표는 대부분의 외국출판물에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 표기돼 있고 2011년에는 미국 국무부가 일본해의 단독 표기를 인정하는 발표를 하자 미주 한인 단체들과 함께 동해 병기 운동을 추진했다.

일제 강제점령기 당시 일본 정부가 강제로 '일본해'로 표기를 바꾼 뒤 해방 수십 년이 지나도록 '동해'를 찾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까워한 미주 교포들은 10만 동포의 서명을 담아 2012년 백악관에 '동해 병기'를 청원했고 백악관의 요청대로 교육부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

미 교육부는 교과서 내용 수정은 주 정부 및 지방 정부에 권한이 있다며 관련 절차를 제시했고 피터 김 대표 등이 활동한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 주를 중심으로 법 개정을 위한 정치인 설득 작업을 시작했다.

피터 김 대표는 49개 한인 단체를 결집해 '동해 병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법안 통과를 요구하는 자료를 140여명의 버지니아주 상·하원 의원들에게 전달했으며 선거 기부금 전달 및 유권자 파워를 이용하기도 했다.

2014년 1월 8일 데이브 마스덴(민주당), 리처드 블랙(공화당) 상원의원과 팀 휴고(공화당) 하원의원이 각각 상하원에서 '동해 병기'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일본 정부가 전문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등 공세를 가하면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 변화를 보였고 법안 심의는 난항을 겪었다.

1월 23일 열린 상원전체회의 법안 심의에서 전날 일본 대사의 방문 뒤 주 지사가 반대입장을 보였고 측근인 도널드 메키친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해 병기' 법안을 무력화시키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원안이 32대 4로 통과됐다.

법안 상정 진행 과정에서 일본 대사가 테리 메컬리프 주지사 당선인에게 서신을 통해 '동해 병기 법안이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통과되면 일본 기업의 10억 달러 투자를 철수할 수밖에 없다'며 압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인들의 노력으로 2월 6일 하원 전체 심의에서도 82대 16로 통과됐다 한인들은 하원에서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상원 역시 공화당을 지지함으로써 민주당 출신인 주지사를 '허수아비 주지사'로 만들겠다고 최후통첩을 했고 주지사는 결국 3월 31일 법안에 서명했다.

그는 "한인들이 하나로 결집하면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주이자 수도 워싱턴의 턱밑인 이곳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다른 곳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방 정부가 반대하고 이에 따라 주지사도 반대한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라며 "주 의회 상·하원 의원들은 주지사나 백악관보다 유권자인 버지니아 주민들을 더 무서워한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며 한국도 언젠가는 이렇게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피터 김 대표는 "일본 정부는 노골적으로 영향을 끼치려 해 오히려 내정간섭을 한다는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는 했지만 한국 정부는 기업이나 재단을 통한다든지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터 김 대표는 "버지니아 주법 개정은 동해 이름 찾기 운동의 시작"이라며 미국 내 50개 주의 모든 공립학교 교과서에서 '동해'를 함께 표기하고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 변화를 이끄는 것과 나아가 오는 2017년 국제수로기구(IHO)회의에서 '동해 병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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