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범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큰 실익이 없는 내용을 완화 대상에 포함시키거나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면서 규제 완화로 포장하는 등 무분별한 '건수 늘리기'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부 규제 완화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법률 49건, 대통령령 22건, 교육부령 6건, 행정규칙 11건 등 모두 88건의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그 내용을 보면 사문화되다시피 한 규정으로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거의 없는 사안이 규제 완화 항목에 포함된 것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서울대학교, 인천대학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의 기관에 대한 근거법에서 해당 기관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규정과 유사명칭 사용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폐지하기로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정 단체가 서울대 등의 기관 명칭을 사칭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 이 규정을 없애는 것이 '손톱 밑 가시를 빼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완화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규제 완화로 '포장'된 사례도 있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협의에 관한 훈령'에서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 또는 지정 취소 시 교육부 장관과 사전협의해야 하는 규정과 교육부 장관이 부동의할 경우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취소를 하지 못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건이 바로 그렇다.
훈령에서 해당 규제를 삭제하는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고 하면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의 사전협의 없이 자사고를 지정 또는 지정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입장은 정반대다.
현재 교육부는 훈령이 아닌 대통령령에서 교육감이 자사고를 지정 또는 지정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행정규칙이 아닌 법령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는 셈이다.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훈령에서 일부 규정을 폐지하거나 삭제하는 사례도 마찬가지다.
시행령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거나 행정규칙을 교육부령으로 상향 입법하는 경우인데도 규제 완화 항목에 포함돼 있다.
과도한 규제 완화로 보이는 사례도 있다.
교육부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시행령에서 상시 근로자 수가 10인 이상인 산업체, 정부투자기관, 정부출연기관 등으로 규정한 현장실습 산업체 선정기준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기준이 없어지면 특성화고 학생들이 2∼3인의 소규모 사업장으로 현장실습을 나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현장실습에서 숨지거나 다치는 안전사고가 왕왕 발생하고 각종 인권침해 사례가 보고되는 현실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당구장이 들어올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도 논란 대상이다.
현재 학교보건법에서 학교로부터 200m 이내인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당구장 설치를 제한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초등학교의 경우 예외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구장이 과거와 달리 청소년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체육시설인 점을 들어 시·도교육청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과 대학 주변에 당구장 운영을 제한한 것은 위헌이라면서도 초·중·고교는 합헌으로 본 과거 헌법재판소 판결 취지를 따른다면 당구장 규제 완화는 신중하게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규제 강화가 '규제 완화'로…교육부 부풀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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