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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죽음 부른 '태권도 승부조작' 사실이었다

<앵커>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한 선수의 아버지가 선발 과정에서 편파 판정과 승부조작이 있다고 폭로하며 목숨을 끊은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수사한 결과 실제로 조직적인 승부조작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5월 13일 열린 서울시 태권도 대표 선발경기입니다.

붉은색 장구를 찬 선수가 5대 1로 여유 있게 앞서고 있는데 심판이 이 선수에게 계속 경고를 줍니다.

누적 경고가 7개, 점수 차가 줄면서 경기는 7대 8로 뒤집히고, 편파 판정이라고 항의했지만 선수는 결국 반칙패를 당합니다.

[승부조작 피해선수 : 처음에 경고 몇 개 받을 땐 '내가 잘못해서 받았구나' 그랬는데 경고가 계속 오니까 좌절했죠. 많이 힘들어서 '내가 이걸 해야 하나' (생각했죠.)]

현직 태권도 관장이었던 선수 아버지는, 편파 판정에 항의하다 보름 만에 목숨을 끊었습니다.

서울시 태권도협회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심판 한 명을 제명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조직적인 승부조작이 드러났습니다.

대학 태권도학과 교수인 선수 아버지가 학교 후배를 통해 청탁에 나섰고, 같은 대학 출신 협회 임원은 승부조작을 지시했습니다.

기술심의회 의장, 심판위원장 등을 거쳐 경기 3시간 전 심판에게 전달됐고 승부조작이 이뤄졌습니다.

[김도상/경찰청 특수수사과 팀장 : 학부모가 최초에 아들이 대학교를 가야 하는데 입상 경력이 없어서 큰일이다, 좀 도와달라는 취지로 동문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관련자들은 조작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관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태권도협회 전 임원 : (승부조작 대가로) 큰 대회는 5천만 원, 그 이상으로 주고받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경찰은 협회 임원 김 모 씨를 구속하고 심판과 선수 아버지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진원, 화면제공: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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