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시 삼양동의 공공 임대아파트 108.5㎡(32평형) 입주계약을 체결한 고모(36)씨는 애초 예고된 액수보다 비싼 전세 보증금을 내라는 주택임대업자의 요구에 어이가 없었다.
임대업자가 애초 안내서에는 10년간 아파트를 빌릴 때 담보금으로 내는 전세 보증금이 1억4천500만원이라고 해놓고 사전 예고도 없이 임대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500만원이 올랐다며 1억5천만원을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고씨는 지난달 29일 아파트를 확인한 뒤 보증금 부담 때문에 아파트에 입주할지 말지를 고민해왔던 터였다.
고씨는 "아파트를 보려고 직접 방문했을 때만 해도 부영주택은 10년 전세 보증금이 1억4천5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부영주택의 안내문에도 같은 금액의 보증금이 안내돼 있다"며 미리 받았던 안내문을 들어 보였다.
고씨는 "갑자기 보증금을 올린 이유가 뭐냐고 따졌더니 '회사의 방침이 변경됐다'라는 말뿐이었다"며 분개했다.
부영주택은 지난 1일 이후 임대계약한 가구에 대해 전세 임대료를 500만원 올려 받았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제주시청의 한 관계자도 "안내한 금액과 다른 보증금을 바로잡아 달라고 부영주택에 요청했다"며 부영주택의 태도를 문제 삼았지만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계약서에는 전세 시세 변화에 따른 임대 보증금을 매년 보증금의 5% 이내에서 증액 청구할 수 있다는 변경 조항도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고씨처럼 1억5천만원의 보증금을 낸 입주자는 1년 뒤에는 전년도보다 5% 오른 1억5천750만원의 보증금을 내야 한다.
이런 식으로 10년간 해마다 보증금이 올라 입주자의 부담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제주 삼화부영3차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8∼12층 13개동 규모로 지난 2012년 완공됐다.
지난해 7월부터 공급면적 88.1㎡(26평형) 216가구, 108.5㎡ 308가구 등 총 524가구를 공공임대아파트로 분양하고 있다.
입주는 계약 후 바로 가능하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분양을 시작한 후 1억4천500만원의 전세 보증금을 받아오다가 고씨가 계약을 하는 같은 날인 1일부터 보증금 액수를 올려 받기로 회사 방침을 바꿨다고 밝혔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보증금 액수를 올릴지를 결정하지 못해 사전에 제대로 고지하지 못했다"며 이해를 구했다.
(연합뉴스)
'입주자는 봉' 제주 임대아파트 보증금 멋대로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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