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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정 칼날에 '월병 뇌물' 끝?…교묘한 부활

<앵커>

중국에서 중추절 선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게 월병인데 이번엔 인기가 시들합니다.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사정한파가 몰아치자 비싼 월병을 선물하는 대신, 상품권을 통한 은밀한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겁니다.

베이징 임상범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추절이면 중국인 누구나 맛본다는 월병입니다.

팥이나 콩을 넣어 만든 이 빵이 뇌물 수단이 되면서 수백만 원짜리 호화 세트가 팔리는가 하면 금가루를 입힌 황금 월병까지 등장했습니다.

'월병 경제'라고 불릴 만큼 이맘때면 불티나게 팔렸지만 올해는 영 딴판입니다.

보름달을 상징하는 둥근 월병입니다.

지름 13cm짜리가 가장 일반적인 크기인데 올해 중국에선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5cm 미만의 작은 월병이 대세입니다.

고가품은 자취를 감췄고 우리 돈 2, 3만 원짜리 제품들만 거래되고 있습니다.

[위웨이/매장 직원 : 판매가 지난해 보다 30~40% 정도 줄었습니다. 중저가 제품 위주로 팔리고 고가품은 잘 안 나갑니다.]

중국 정부가 월병 선물을 공직 부패의 고리로 규정하면서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공금으로 월병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고 월병 선물을 받는 공직자는 즉시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그렇다고 월병 선물 관행이 전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현금화가 가능한 전자 월병 상품권이 은밀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사정 당국과 탐관들 간의 월병 숨바꼭질은 정책이 나오면 곧바로 우회할 대책을 만들어 낸다는 중국 사회 부조리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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