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흙탕에 묻힌 집…명절이 슬픈 부산 수재민

<앵커>

추석 분위기가 남의 이야기인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엄청난 폭우로 피해를 본 부산 수해지역 주민들은, 차례는 커녕 의식주 해결하는 것도 아직 어려운 상황입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2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토사가 덮친 서민 아파트입니다.

복구를 시작한 지 2주가 다 돼 가지만 아파트 내부는 여전히 폐허나 다름없습니다.

가재도구는 흙탕물에 묻혀 모두 버려야 했고, 전기는 물론 수돗물도 끊겨버렸습니다.

[원경희/수재민 : 아무 생각이 없죠. 그냥 생명이 있다는 것, 그걸 건졌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리베이터도 고장 나 12층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하루 두 차례 소방차로 물을 공급받지만 세수와 화장실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전순정/수재민 : 밥이나 이런 건 식당이나 시장에서 사가지고 와서 먹을 수밖에 없고 추석이나 명절은 아예 할 수가 없어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아파트의 주요 설비가 모두 물에 잠겨 못 쓰게 됐지만 보상받을 길도 없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장군 좌천마을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집안에는 침수됐던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추석 차례용으로 준비했던 쌀과 과일, 된장과 고추장 등 음식재료가 모두 못쓰게 됐습니다.

[장명수/수재민 : 추석을 지낼 엄두가 안 나요. 물에 잠긴 것 건지고 하다 보니 기운이 다 빠져서 힘을 쓸 수가 없어요.]

모두가 풍요로워지는 한가위 명절을 수재민들은 눈물로 맞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