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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집 사준다더니…2천5백억 주먹구구 운용

<앵커>

집을 갖고 있지만 대출 이자 때문에 힘겹게 사는 사람들을 하우스푸어라고 하죠. 정부가 이런 사람들의 집을 사들여서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칙과 기준이 없어서 나랏돈만 허투루 쓰고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우스푸어의 집을 사들이는 사업은 지난해 4월 거창한 정책 홍보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구입해서 은행대출금을 갚게 해주고, 구입한 주택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거죠.]

[서승환/국토교통부 장관(지난해 4월 브리핑) : 자활의지가 있는 하우스푸어를 선별해 지원하고, 시장원리와 책임분담의 원칙을 통해 재정 부담과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실제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97가구를 매입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그런데 사들인 집들을 들여다보니 당초 내세운 정책효과와는 거리가 멉니다.

매입한 897가구 가운데, 29%가 담보대출 비율이 절반 이하고, 45가구는 대출이 한 푼도 없습니다.

또 57%는 실거래가의 최고액 기준 이상으로 매입했습니다.

특히 사업을 윤용하는 LH 직원의 주택 6채도 사들였습니다.

2가구는 담보대출이 한 푼도 없었고, 나머지 4가구도 담보비율이 평균 21%에 불과했습니다.

대출이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직원들의 집을 사준 겁니다.

[신영인/LH공사 리츠운용부장 : 역차별에 대한 문제도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일반인들 매입이 미달되는 경우에 한해서 사들이는 것으로 정해서 여섯 가구를 사들이게 됐습니다.]

모집 당시, 정작 하우스푸어를 선별하는 자격 기준과 원칙이 없던 게 문제입니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토교통위 : 지금 이런 상태에서 이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된다. 사업을 중단하고 재설계를 하든지 폐지하든지 그런 결정을 해야될 때라고 봅니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하우스푸어 집 매입에 들어간 나랏돈은 2천500억 원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홍종수,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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