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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안 다니는' 생태 통로…예산만 낭비

<앵커>

동물들이 교통사고로 죽는 로드킬이 해마다 2천 건이 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서 도로로 끊긴 동물들의 이동로를 대신하는 생태 통로란 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살펴보니 동물들이 오가는 곳이 아닌 엉뚱한데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예산만 또 낭비됐습니다.

정형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시의 한 생태통로입니다.

왕복 4차선 도로 아래로 폭 4.5m, 길이 20m의 인공 터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이 드나든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CCTV나 발자국 판 같은 사후관리 시설도 없습니다.

이렇게 도로 때문에 끊긴 동물들의 이동로를 만들어 준 게 바로 생태통로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태통로는 전국에 151곳이나 됩니다.

또, 다른 생태통로입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역시, 동물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희정/경기도 화성시 : 아직 보지는 못했어요. 지하로 왔다 갔다 하는거. 동물들이. 주로 그냥 도롯가로 왔다 갔다 하는 것만 봤지 주변으로.]

국토부가 전국의 생태통로 89곳의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절반이 넘는 48곳에서 야생 동물들이 오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 22곳은 한 번도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습니다.

[이노근/새누리당 의원 : 사고다발지역을 중심해서 전면적으로 위치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될 것으로 봅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만 천 건이 넘습니다.

로드킬은 2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치는 인명피해로도 이어졌습니다.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생태통로 설치와 정비에 지난해에만 국가 예산 5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오영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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