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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주머니 속에 잊은 복권 없나요?

-"3년간 안 찾아간 복권 당첨금 1천5백억원 이상"

[취재파일] 주머니 속에 잊은 복권 없나요?
"복권 1등 당첨되게 해주세요" 라고 매일매일 지극정성으로 기도한 사람에게 신이 나타나 "제발 복권 좀 사고 얘기해라" 라고 말했다는 우스개가 있었죠? 이제 여기에 한마디 더 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 당첨 됐으니 제발 찾아가라"고 말이죠.

지난 8월말 현재 당첨되고도 찾아가지 않은 '미수령' 복권 당첨금은 1,100억 원이 넘습니다. 로또복권이 851억(77.1%), 인쇄·전자복권이 252억(22.9%) 정도입니다. (기획재정부, 국회 기획재정위 김현미 의원실 자료)

복권 당첨금은 소멸시효가 1년 입니다. 그러니까 이 1,100 억 원은 작년 8월에서 올해 8월 사이 당첨된 금액 이란 얘기입니다. 당첨되자마자 찾아갈 것 같은데 은근히 여유(?)를 즐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 이 돈은 늦더라도 다 찾아갈까요?

지난 3년 치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1년이 지나도록, 끝내 안 찾아간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2011년은 241억, 2012년 556억, 2013년엔 716억 원이나 주인이 안 나타났습니다. 3년간 무려 1,500억 이상이 제 주인을 못 만났습니다.  물론 이 돈은 결국 다시 나랏돈이 돼서 여러 공익적 사업에 쓰였습니다. 익명의 기부천사가 꽤 많은 셈이죠. 

도대체 왜 안 찾아갈까? 

5만원이나 5천원 소액의 경우는 알고도 귀찮아서 안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1년이 지나가버린 거죠. 옆에 누군가에게 주면 인심은 얻을 수 있었을텐데요. 소액은 은행 말고 일반 판매점에서 지급 가능합니다.

당첨자가 누군지 모르니 물어볼 순 없었습니다만, '깜빡'한 경우도 많을 겁니다. 언제가 ‘대박’을 꿈꾸며 복권 1, 2장 사둔걸 ‘소박’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사느라 잊어버린 거겠죠. 1등 당첨자가 안 찾아 간 경우도 있다고 하니,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는 대단한 분이 아니거나, 복권 당첨금은 불행의 씨앗이라고 굳게 믿는 분이 아니라면 잊어버린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당첨금이 몇천만 원씩 하는 2등 당첨자가 안 찾아 간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당장 이번주말 만기가 도래하는 562회차(작년 9월 7일에 추첨, 당첨된 지 1년)로또 2등 당첨자 중에서도 2명이 아직 안찾아 갔습니다. 당첨금은 8천 4백만원입니다. 563회, 564회, 565회차 에서도 2등 당첨자는 한분씩 안 찾아가셨네요. 겨울 옷 주머니 속에, 혹은 지갑 한 귀퉁이에 오래전 사준 복권 한 장 꼬깃꼬깃 들어있지 않습니까? 1년이 지나면 떼를 써도 소용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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