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학습만화만 읽는 아이들…아동문학도 위기"

계간 '창비어린이', 아동문학 위기 진단

출판계의 위기는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지만, 아동 출판 시장은 예외였다.

아동 출판 시장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 위기로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아동 출판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게임,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독서 환경도 예전 같지 않다.

아동문학 전문 비평지인 계간 '창비어린이'(46호)는 '아동문학의 위기, 어떻게 할까?'라는 주제로 특집을 마련, 아동문학이 처한 위기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짚어봤다.

여을환 어린이도서연구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1월 연구회 회원들이 전국 70여 개 학교 도서관을 무작위로 탐방했을 때 어린이들이 들고 있는 책 대부분이 학습만화였다"면서 독서마저도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학습 만화에 편중된 기형적인 독서 습관이 생겨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전집 붐이 다시 일어나고 돈 내고 독서를 배우는 사교육에 사람이 몰리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고, 독서를 효용의 가치로 따지는 문화가 퍼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양하고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일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면서 아이들이 능동적, 주체적인 독자로 태어나도록 돕는 독자 운동을 제안했다.

'위기 속 길찾기'를 주제로 열린 좌담을 진행한 아동문학평론가 박숙경 씨도 독서를 하나의 '의무'로 만들어버린 교육 문화가 아이들에게서 책 읽는 즐거움을 빼앗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후 활동지, 독서 이력제, 논술 고사 등으로 독서를 일종의 의무처럼 받아들이게 된 상황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빼앗은 점도 분명 있는 것 같다"면서 "책 읽기란 스스로 즐거움을 발견하면서 진짜 독자가 되는 긴 과정인데 아이들이 그 과정을 박탈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에는 일선 교사와 아동 출판사 관계자 등이 참가했으며 학생 수 감소, 인터넷 서점의 성장과 유통 구조의 왜곡, 스마트폰 등 멀티미디어의 보급 등 아동문학의 위기 원인을 다각도로 살펴봤다.

작가들에게 치열한 글쓰기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동화작가 임정자 씨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면서 "우리 작가들은 이 시대를 사는 어린이들에게 공명할 만한 작품을 써내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또 "작가가 밤을 새워 글을 써도 책이 안 팔리는 시대,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없는 시대, 그리하여 작가에게 독자가 사라진 시대, 그래도 작가로 계속 살아야 한다면 아이들 속에 있어야 하고, 그 아이들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어린이 책 전문 서점 '책과 아이들'을 15년 넘게 운영하는 강정아 대표는 전국에 어린이 책 전문 서점이 20개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지역 독서 문화를 이끌며 아이들의 호응을 얻어냈는지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