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예산 없다" 일방적 통보…'아이 돌봄 서비스' 위기

<앵커>

집에 선생님이 직접 찾아가서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봄 서비스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큰 호응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예산 사정이 빠듯한 일부 지방에선 다음 달부터 지원이 중단됩니다. 당장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뉴스인 뉴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진천에 사는 주부 강효정 씨는 지난달 건강가정지원센터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 지원이 9월부터 중단된다는 통보였습니다.

그동안 본인 부담은 시간당 1,250원이었는데, 당장 5,500원으로 4배 이상 더 부담해야 하는 겁니다.

[강효정/아이돌보미 이용자 : (당장) 9월부터니까 4개월이나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어요. 말할 곳도 없고 답답해요.]

충북 지역 곳곳이 문제고, 경기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구리시청 공무원 : 예산이 부족한데 제한이 들어간 곳이 (경기도에만) 7곳인 거죠. 충청도도 예산이 부족하다고 (서울) 송파 같은 경우에는 연초부터 시간제한을 뒀다고 그러더라고요.]

엄마들은 당장 학원부터 알아보느라 난리입니다.

[홍 모 씨/아이돌보미 이용자 : 이렇게 되면 학원을 돌려야죠. 애가 불쌍한 거죠. 태권도 보내고 이제 있는 학원 다 보내는 거예요. 7살인데….]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분담이 문제가 됐습니다.

자체 예산이 많은 서울을 제외하고, 경기 등 다른 시도에선 정부 예산 70%에 시도 예산 9%, 시군구 예산 21%로 아이돌봄 사업을 지원하는데, 지원 범위가 늘어나면서 연초에 지원받은 정부 예산이 벌써 떨어진 겁니다.

지난해 말 영아 종일반 이용연령이 12개월에서 24개월로 늘었고, 예산 배정이 집중돼야 하는 이용 시간도 480시간에서 720시간으로 늘었습니다.

아이돌봄 선생님의 4대 보험 가입과 퇴직금 책정까지 의무화되면서 예산 부담이 늘었습니다.

[충북도청 공무원 : 작년보다 (예산이) 많이 왔지만, 각 센터가 파악했던 것보다 적게 내려오니까. 퇴직금이나 4대 보험이나 각종 의무 예산이 많이 늘어났거든요.]

이달 초 여성가족부가 전국 각 시도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었습니다.

여가부는 늘어난 이용 가구 수에 따라 지난해 책정됐던 703억 원을 785억 원으로 늘렸다며, 중앙정부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부정확한 예산 책정에 정부를 믿었던 맞벌이 부모들은 대안을 찾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정상보, 영상편집 : 박진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