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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시한폭탄…땅속 관리할 '지하 지도'가 없다

<앵커>

서울 석촌 지하차도 아래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입니다. 터널이 지나가는 암반 사이에 이렇게 연약 지층이 있었는데, 아무도 모르고 공사를 진행한 게 문제였습니다. 땅속에는 통신선, 가스관, 하수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도대체 땅속에 뭐가 있고 뭐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땅속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체계가 시급합니다.

뉴스 인 뉴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저는 지금 지하 5m 아래에 내려와 있습니다.

제 우측에는 한전에서 설치한 전력선이 묻혀 있습니다.

이 전력선 바로 옆에는 KT에서 설치한 통신선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관들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일반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관도 지나고 있습니다. 

이 상수도관 바로 옆에는 직경 2m에 달하는 광역 상수도관도 함께 지나고 있습니다.

이 광역 상수도관 지하 20m 아래에는 지금 현재 지하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서울 시내 땅속에는 이렇게 많은 시설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서울시내 땅속에 깔린 상하수도관은 길이는 각각 약 1만 km가 넘고, 가스관도 약 9천km, 통신, 전기관도 수천 km입니다.

지하의 관들이 다닥다닥 겹쳐지면서, 지반을 제대로 다지지 않아 흙이 쓸려 내려가거나, 노후 상하수도관의 깨진 틈으로 흙이 들어가거나, 흘러나온 물에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빈 공간이 생겨나는 겁니다.

그래서 서울시도 지난 2003년 시설물과 지질 정보를 담은 지반 정보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조성균/굴착기업체 대표 : (자료에 대한) 신빙성이 한 50% 정도입니다. 일하면서 그때그때 대처하면서 작업합니다.]

우선 땅속 시설물의 위치부터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질 정보도 땅을 뚫어 조사한 지점만으로 국한해, 지하수위나 토질의 특성만 단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조원철/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 연구센터 교수 :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시스템이 있어 평상시에도 정보가 입력되도록 해주어야 하는 그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1970년대부터 지하지도를 정부 차원에서 제작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분리된 땅속 시설물 관리를 중앙정부 차원으로 통합하는 작업은 지금 시작해도 늦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김성일·이승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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