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TOP 뉴스] 서울시 곳곳 싱크홀 위험…시민들 불안

<앵커>

길을 걷는데 도로가 갑자기 푹 꺼지지 않을까, 도로 곳곳이 가라앉는 이른바 싱크홀 때문에 점점 서울 시민들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미 2년 전부터 서울시 주요 도로에서 도로 곳곳이 함몰되고 있다는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시민 사회부 김도균 기자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일단 우려 구간이 200곳 가까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데요, 이 사실은 서울시가 이미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얘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나온 바로 이 서류가 바로 2년 전 서울시가 작성한 동공 발생 우려 구간의 명단입니다.

사실 최근까지 서울시가 지반의 위험을 사전에 알았느니 몰랐느니 말이 많았습니다.

지하철 시공사가 사전에 문제 제기했었으니까 알았을 거다, 그리고 전에도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동공이 생기는 일이 있었으니까 사실상 알았을 거다.

이런 식의 추측들이었는데요, 이 명단이 공개되면서 서울시가 지반에 동공이 생겨서 도로가 함몰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게 확인이 된 겁니다.

<앵커>

사실 어떻게 보면 상식적이기도 해요, 지하 공사가 워낙 많으니까 무너질 수 있죠. 그런데 이 우려 구간들이 어디 어디 분포가 돼 있고, 또 어떻게 선정이 됐는지도 좀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네, 사실 이 우려 구간이 200개에 가깝다 보니까 이걸 하나하나 설명 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요, 서울시 산하 도로 사업소들이 각 구간별로 나눠서 관리하는 도로들이 있는데 이 명단도 그 기준에 의해서 정리가 되어 있거든요, 그거에 따라서 말씀 드리면 서부사업소에 99개, 동부사업소 63개 등 도로사업소 관할 도로에 181개의 우려 구간이 있고요, 여기에 시설관리공단 도로의 16곳 해서 서울 전역에 197개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걸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알아봤더니, 지난 2008년 이후에 도로가 침하되거나 동공 그러니까 구멍이 뚫린 곳들 중심으로 선정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이 명단에는 사고가 난 뒤 당시 어떤 조치를 했는지, 추정 원인은 무엇인지 등도 나와 있는데 보면서 조금 답답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동공이 많게는 서너 번까지 생긴 구간들도 있는데 툭하면 나오는 대목이 원인 미상입니다.

그러니까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그냥 덮는 경우들이 많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게 서울시에서 어쨌든 미리 싱크홀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건데 그 이후에 후속 조치 하지 않은 이유는 혹시 물어보셨나요?

<기자>

그러니까 이 명단이 작성된 건 2012년이고 그 이전에 발생한 것들을 모아놓은 겁니다.

그때 당시에는 서울시에서 지반 탐사를 할 장비도 없었고요, 그리고 그쪽 설명으로는 규모가 작으니까 이걸 도로를 막고 다 파서 원인 파악하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일단 원인이 정확히 안 나오더라도 도로 복구하는 게 우선이었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앵커>

일단 알고는 잇지만, 이게 어느 정도까지 후속 대책을 해야 될지를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 얘기인 것 같은데, 그러면 일단 200곳 가까이 발견된 것 중에서 위험도도 다 다를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좀 더 위험한 곳은 후속 조치가 좀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일단은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시도 동공 발생 우려 구간들을 위험도에 따라서 분류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가장 위험한 곳들을 선정해서 걱정이 되니까 외부 기관에 지반이 어떤 상황인지 조사를 해 달라 용역 의뢰를 한 거죠.

그 대상은 28개 구간이었고요, 방식은 GPR, 그러니까 지표면 투과 레이더 탐사법이 동원됐습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면 GPR이라는 기계를 보신 것처럼 도로 위에서 죽 밀고 가면 기계에서 지면으로 전파를 쏘는데요, 그 뒤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전파를 측정해서 지면 아래를 추정해 살펴보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조사를 했던 업체에 문의를 했더니 지표면으로부터 한 3m 정도까지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얼마나 신뢰도가 있는지도 궁금하고, 어쨌든 얼마 전에 석촌 지하차도 아래에 정말 사람이 막 지나다닐 정도로 큰 동공이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잖아요, 그런데 이 조사한 것 중에 이 정도의 큰 동공도 있을까요? 그런데 저 장비를 보면 그 정도는 당연히 나왔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런데 안 나왔잖아요.

<기자>

사실 조사 결과, 용역회사 조사 결과를 이렇게 봤는데 이거를 제가 방송에서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시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도로에 문제가 있는 걸로 추정을 했었거든요, 물론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 구간들이기는 하지만, 마포로, 강남대로, 을지로, 퇴계로, 남대문로 이런데 처럼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다 보니까 더 걱정이 되는 겁니다.

조사 결과를 정리해보면 조사대상 28곳의 절반에 달하는 14곳의 땅속에서 빈 공간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 등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12곳은 지반 안정화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됐고, 상태가 양호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양재역 부근 강남대로의 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부분이 재작년 초에 지반이 1천 200㎡나 가라앉았습니다.

이게 이렇게 가라앉으면서 지하 상수관도 터지고, 그리고 가스배관도 금도 가고 여기에 저렇게 물까지 막 새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조사팀은 해당 구간에서 최대 22m의 빈 공간이 있는 걸로 추정했고요, 일부 구간은 추가 침하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전반에서 나타난 땅속 빈 공간의 명확한 원인에 대해선 분명히 밝히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저 정도 상태인데 원인을 잘 모르겠다. 이것도 사실 좀 납득하기가 어렵고요, 김 기자 설명을 보면 대부분은 문제가 생기면 그냥 흙 덮어서 바로 메우는 이런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했다는 것도 좀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는 사실 최근에 집중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송파 지역은 여기서 또 빠져있는 건가요? 어떤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 위험 지역을 골라서 조사를 맡겼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 28곳에 송파 지역은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우려 구간, 처음에 말씀드렸던 197곳 우려 구간 안에는 들어있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 알아봤더니요, 현재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송파 백제고분로입니다.

이곳에 네 곳이 동공 발생 우려 구간이었는데요, 하지만 서울시는 이곳들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다고 판단해서 등급을 우려나 관심 지역 정도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해당 구간들 주변에서 자꾸 도로가 밑으로 꺼지는 일이 생기고 있는 거죠.

왜 그랬는지 물었더니, 해당 지점에서 침하가 발생될 당시에는 그런 큰 동공 같은 게 없었고, 또 지하철 공사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위험도 분류를 할 당시인 지난 2012년 말에는 해당구간의 지하철 공사가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공사가 되고 있는 거를 반영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이뿐만이 아니라, 앞서 지반 조사를 해서 위험하다고 나온 곳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보강 조치를 지시하지 않아서 서울시가 알고도 무관심했다.

사실 이런 비판을 피하기가 어렵게 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대형 사고 전에 29건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요, 300건 이상의 이상 상태가 발생한다.'라는 법칙이 있다고 하는데 지난 3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57개라고 하거든요, 이만하면 충분히 대형사고 징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용성 있는 대책발표 있어야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