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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서원서 쏟아진 불교 유물…무슨 사연?

<앵커>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서울 도봉서원 터에서 고려 시대 불교 유물 77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서원은 유교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불교 유물들이 발견될 수 있었는지 박세용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서울의 한 사찰입니다.

예불 중간에 이른바 '요령'을 흔들어 법당 안에 종소리를 퍼트립니다.

900년 전, 고려 시대 한 사찰에서 지금의 요령처럼 은은한 종소리를 울리던 '금강령'이 발견됐습니다.

금동 빛깔과 섬세한 무늬가 우리 불교 역사상 출토된 금강령 가운데 으뜸입니다.

국보급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주경미/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 한 방울 안에 윗부분에는 5대 명왕을 밑에는 사천왕과 범천 제석천을 새기고 있어서 지금까지 나왔던 도상들을 합쳐놓은 유일한 예입니다.]

불교에서 여러 신들의 무기를 가리키는 '금강저'를 비롯해 출토된 유물은 77점입니다.

발굴 장소가 흥미롭습니다.

조선 시대 서울 도봉산에 도봉서원이 들어섰는데, 2년 전까지 유림이 제사를 지내던 건물을 옛 모습으로 복원하려고 땅을 파다 불교 유물이 쏟아져 나온 겁니다.

이곳이 서원 이전에 절터였기 때문입니다.

[이창엽/서울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실장 : 율곡전서에 영국사(절)을 철폐하고 도봉서원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들과 정확하게 합치한다고 볼 수 있는 자료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 숭유억불 정책의 흔적입니다.

절을 없애기는 했지만 불교 유물까지는 버리지 않고 커다란 향로에 집어넣어 기단 속에 묻어놨기 때문에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900년 만에 빛을 보게 된 보물은 서원 땅에서 나왔지만, 서원 측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절차를 밟은 뒤 국가에 귀속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최은진, 화면제공 : 서울 도봉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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