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대형 은행이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경우를 대비해 런던 거점을 아일랜드로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F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그룹, 모건 스탠리 및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에 대비해 이런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매우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월가 은행의 영국 거점에서 일하는 고위 은행인은 "솔직히 말해 (유사시에 대비해) 아일랜드로 일부 비즈니스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아일랜드의 중앙은행과 정부도 이를 환영할 것"이라면서 "(유사시를 대비한) 법적 최적화 방안을 모색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또 다른 미국 은행 간부는 영국에 거점을 둔 미국과 아시아 은행이 EU의 다른 27개국과 비즈니스 하는데 비자 상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그러나 영국이 EU에서 빠지면 계속 그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 은행 감독권이 연내 대폭 강화되는 것도 영국의 EU 탈퇴를 부추기는 요소라면서 EU 청산거래소의 유로 액면 거래 거점을 런던에서 유로 지역으로 옮기는 문제를 놓고 영국이 ECB를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했음을 상기시켰다.
영국 금융 로비 그룹인 더시티UK에 의하면 영국에는 지난해 말 현재 250개가 넘는 외국 금융기관이 있으며 이들에 의해 710억 달러 어치의 무역 흑자 효과를 냈다.
이는 영국의 대(對) EU 무역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영국 경제에서 런던 금융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분의 1에 해당한다.
FT는 외국 금융기관이 런던을 떠나면 프랑크푸르트나 파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져 왔으나 아일랜드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 세율과 영어 통용, 영국식 법률 제도, 그리고 아일랜드가 유로국인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아일랜드에 이미 2천5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BOA와 JP 모건도 모두 50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 3개 금융기관은 모두 아일랜드 은행 면허도 갖고 있다.
반면, 아일랜드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모건 스탠리는 아직 은행 면허는 없다고 FT는 덧붙였다.
재영외국은행협회는 최근 성명에서 "영국이 EU를 이탈하면 외국은행이 비즈니스 거점을 (다른 유럽 지역으로) 옮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내년 5월 총선에서 이겨 집권이 연장되면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행할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서울=연합뉴스)
FT "월가, 英 EU 탈퇴 대비해 아일랜드로 거점 이동 검토"
씨티·모건 스탠리·BOA 거명…"매우 초기 단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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