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복식을 위해서 광화문 광장에 무개차를 타고 들어서던 교황은 갑자기 차를 세우고 내렸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고 위로했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교황을 태우고 광화문 광장을 돌던 차가 갑자기 멈춰 섭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본 교황이 차를 세우게 한 겁니다.
바로 앞까지 다가간 교황은 한 유가족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넉 달 전 단원고 2학년이던 딸 유민 양을 잃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 씨였습니다.
[김영오/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 제정되도록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시고….]
김 씨는 마침 미리 준비했던,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편지도 건넸습니다.
[김영오/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 편지 하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잊어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세월호.]
교황은 두 손을 들어 다른 희생자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했지만, 다시 차에 오른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서기자 : 가톨릭 신자 : 당신이 직접 나가셔서 위로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고,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오늘(16일) 시복식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4백여 명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김병권/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 : 오늘 가족들 전부 다 와서 모여 있습니다. 교황님 보니까 전부 다 세월호 유가족들 힘이 생기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단식 농성을 벌이던 10여 개의 천막을 어젯밤 2개로 정리하고 시복식에 함께 해 교황을 맞았습니다.
오늘로 세월호 참사 넉 달째, 교황은 방한 사흘 내내 희생자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며 따뜻하게 위로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정택, 화면제공 : 세월호 가족대책위 시민기록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