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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문제 해결하려면 '수학'부터 잡아야"

<앵커>

사교육 문제,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죠. 특히, 수학 사교육은 전체 사교육 비용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이 때문에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학부터 잡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수학의 현실을 짚어보는 연속기획, 오늘(14일)은 수학 사교육 문제를 짚어봅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의대 준비반을 운영 중인 학원을 찾았습니다.

[학원 직원 : 고등학교 들어가서 어려운 문제들, 그런 것들을 선행 진도를 다 나가니까 내신을 잘 해서 의대를 가는 거죠. 수학만큼은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그런데 수강생들이 중학교 1학년생들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과정까지 했으면 들어올 수 있어요. (안 했으면 못 들어가요?) 안 했으면 못 들어와요. 입학 테스트를 (고교 과정인) 수학 1을 보거든요.]

중학생에게 미적분은 기본, 대학 1·2학년 때 배우는 정수론까지 가르칠 정도로 수학 선행학습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입시대비 명목으로 학교 시험이 갈수록 어려워진 게 사교육을 부채질하는 큰 이유입니다.

한 교육단체가 서울 14개 중학교의 시험문제를 분석했더니, 8개 학교가 선행학습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절반 이상 출제했습니다.

[고등학생 : (학원 다니는 애들) 예전보다 많아졌어요. 선행 학습하려고요. 요즘 애들이 대체로 다 잘하니까.]

지난해 중고등학교 입시 사교육비 9조 6천억 원 가운데 수학이 4조 3천억 원, 44.6%로 6년 새 7.4%p나 급증했습니다.

영어는 소폭 증가했고, 국어는 되레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시행되는 선행학습 금지법이 사교육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수학은 예외가 될 전망입니다.

금지법 때문에 수학진도를 미리 나가지 못하면 수능 대비 문제풀이 시간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교육청들이 고 2·3학년 수학과정 구분을 없앨 방침이라, 결과적으로 선행수업을 다시 인정하는 셈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준순/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지난달 기자간담회) : (고 2, 3학년 교과 과정 통합하는 방안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원래 계획하는 대로 잘 추진하다 보면 별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상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 : 1년 정도를 넘는 확실한 선행 상품에 대해서는 저희는 폐해가 훨씬 더 크다, 구체적인 시행령을 가지고 사교육 기관에서의 선행 교육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라는 것을…]

변별력을 이유로 학교 시험은 어려워지고, 이를 위해 아이들은 학원을 찾는 역설적인 상황,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사교육 규제 강화와 함께 쉬운 수학 기조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형진·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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