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에 고통스러운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자세한 원인은 아직도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자가면역체계의 이상이 그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한번 병이 시작되면 먼저 관절을 둘러싼 활막이 염증으로 부풀어 오르고, 더 심해지면 연골이나 뼈가 변형되고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까지 오랫동안 큰 고통을 겪게 되는 병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0.5%에서 1%, 약 4천만에서 7천만 명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직까지 이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지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막기 위해 소염제나 진통제, 스테로이드 같은 여러 약제를 사용하고 있을 뿐이죠.
하지만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테레사 헤메를레(Teresa Hemmerle) 박사팀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치료법은 처음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완치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됩니다. 어떤 치료법일까요?
연구팀은 먼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신호물질로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 4(Interleukin 4, 약칭 IL-4)’에 주목했습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신호전달물질입니다. 이 단백질은 기존 생쥐 실험을 통해서 이미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연골과 뼈 손상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이 정작 센스를 발휘한 부분은 이 다음입니다. 이 인터루킨 4에 항체를 붙여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때 붙인 항체는 염증성 조직에서만 발견되는 단백질과만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들어맞도록 고안한 항체입니다. 이렇게 하면 관절염이 발생하는 부위로 인터루킨 4가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 겁니다.
실제로 인터루킨 4와 항체를 결합시켜 생쥐에게 주사하자, 이 물질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생긴 부위를 아주 잘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1단계는 성공입니다. 이렇게 하면 몸속 다른 부분에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환부에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썩 획기적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루킨 4는 분명히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행을 느리게 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완치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헤메를레 박사팀은 이때 두 번째 센스를 발휘합니다. 이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사용 중인 덱사메타손의 치료 효과와 비교하다가, 두 약을 같이 투여해보기로 한 겁니다.
그러자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놀랍게도 단 며칠 안에(!) 퉁퉁 부었던 생쥐 다리에 생긴 염증이 완전히 가라앉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두 약 모두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단지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하는 효과를 보이는데 그쳤지만, 두 치료약을 동시에 투여했더니 며칠 안에 염증이 깨끗이 사라진 겁니다.
또 이 치료법은 상당히 오랜 기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규명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과의 길고 긴 싸움에서 처음으로 ‘완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치료법이 발견된 겁니다.
매우 고무적인 이 동물실험 결과 소식에 스위스 제약회사 필로켐(Philochem)은 곧바로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내년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처음으로 청신호를 켠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취재파일] 류마티스 관절염, 완치 가능성 보인다
스위스 연구팀 동물 실험에서 염증 완전히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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