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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급증하는 CO2…식물은 어떻게 살아남나?

[취재파일] 급증하는 CO2…식물은 어떻게 살아남나?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대기 중 온실가스가 급증하고 있다. 2013년 한반도 평균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402.4ppm으로 전 지구를 대표하는 관측소인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 관측소의 2013년 평균 농도 396.5ppm보다 5.9ppm 더 높다. 인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밀하게 지속적으로 관측을 시작한 것은 1858년부터다. 1850년대 315ppm이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 이제 400ppm을 넘어설 기세다. 150여 년 만에 농도가 26%나 급증한 것이다.

<연도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분포(The Keeling Curve)>

이렇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는 식물은 어떻게 숨을 쉴까? 좋다는 약도 과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으면 혹시 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식물이 살기남기 위해서 고농도 이산화탄소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까?

대부분 식물의 잎 뒷면에는 기공(氣孔,stoma)이라는 공기통로가 있다. 이 구멍을 통해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가 들어오고 광합성 결과로 만들어진 산소가 배출된다. 또 물도 기공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것이 증산작용이다.

식물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것처럼 외부 환경이 변하면 기공의 밀도를 조절해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oodward, 1987). Woodward 논문에 따르면 최근 200년 동안 나뭇잎 표본을 조사한 결과 기공의 밀도가 4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험실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280μmol/mol에서 1980년대의 대기상태와 비슷한 340μmol/mol까지 높인 결과 식물의 기공 밀도가 67%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서 단위 면적당 기공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대기 중 CO  농도와 기공 밀도(자료 : Woodward)>

최근에는 식물에서 기공의 밀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EPF2(Epidermal Patterning Factor-2)도 발견됐다(Hera et al, 2009). EPF2는 잎에서 줄기세포의 특성을 변화시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농도에 맞게 기공 생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식물이 높아진 이산화탄소 농도를 어떻게 감지해 내부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기공의 밀도를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Schroeder 교수팀이 이런 궁금증을 풀었다.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식물이 증가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지해 결과적으로 기공의 밀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하는 CRSP(CO₂ Response Secreted Protease)라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했다. CRSP라는 단백질은 우선 기공을 통해 들어오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지하고 감지한 농도에 맞춰 EPF2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기공의 밀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식물이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감지(CRSP)하고 그에 맞춰 기공의 생성을 조절(EPF2)하는 과정이 밝혀진 데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구온난화에 잘 견디는 작물 개발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를 응용할 경우 가뭄이나 고온에 강한 작물을 만들 수도 있다. 기공은 공기 통로인 동시에 물이 증발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뭄이 지속될 경우 식물이 기공 수를 줄여 증발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면 식물이 가뭄에서도 더 오래 살아남고 수확량도 줄지 않을 수 있다. 이상고온이 지속될 때도 마찬가지다. 식물은 기공을 통해 물을 증발시켜 열 스트레스(heat stress)를 해소하는데 식물이 이상 고온을 감지해 기공 수를 늘리게 되면 열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이상 고온에서도 작물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고 고온에 강한 작물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면서 지속적으로 기공 밀도가 작아질 경우 식물이 고온에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기공 밀도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배출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어 식물이 열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 The Keeling Curve>

인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1858년부터다. 인간의 생활공간과는 멀리 떨어진 하와이에 있는 마우나로아(Mauna Loa) 산꼭대기에서 관측을 시작했다. 전 지구 농도의 기준이 되는 이른바 배경대기 농도를 관측하기 시작한 것이다.

1950년대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의 Charles David Keeling 교수가 마우나로아의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 업무를 맡게 된다. Keeling 교수는 1960년 Tellus라는 잡지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첫 논문을 발표한다(Keeling, 1960). 이 논문으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절과 위도에 따라 변동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특히 1961년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다. 인류가 온실가스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 관심을 갖게 하는 출발점이 된 것이다.

이후 Keeling 교수는 특히 급증하고 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낸다. 인간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Charles David Keeling 교수는 2005년 세상을 떠났고 지금은 그의 아들 Ralph F. Keeling 교수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같은 실험실에서 아버지의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Charles David Keeling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곡선을 'The Keeling Curve'라 부른다.

<참고 사이트>
SCRIPPS CO₂Program
The Kelling Curve

<참고문헌>
* Engineer, C.-B, M. Ghassemian, J.-C. Anderson, S.-C. Peck, H. Hu, and J.-I. Schroeder, 2014 : Carbonic anhydrases, EPF2 and a novel protease mediate CO₂ control of stomatal development. Nature, Published online 6 July 2014. 
* Hara, K, T. Yokoo, R. Kajita, T. Onishi, S. Yahata, K.- M. Peterson, K.-U. Torii, and T. Kakimoto, 2009 :Epidermal cell density is autoregulated via secretory peptide, Epidermal Patterning Factor 2 in Arabidopsis leaves, Plant Cell Physiol. 50, 1019-1031.
* Keeling, C.-D, 1960 : The Concentration and Isotopic Abundances of Carbon Dioxide in the Atmosphere, Tellus 12, 200-203.
* Woodward, F.-I, 1987 : Stomatal numbers are sensitive to increases in CO₂ from pre-Industries levels, Nature 327,617-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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