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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선레이스 막바지…에르도안 10년 더 집권하나

터키 대선레이스 막바지…에르도안 10년 더 집권하나
터키에서 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대통령제 전환과 불공정 선거운동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후보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대통령제 전환을 주장하며 당선된다면 행정수반으로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반면 야당은 에르도안 총리가 당선되면 독재적 통치가 심해지고 인종과 종파 간 분열도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은 또 에르도안 총리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가 자산을 이용해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도 현지 언론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오는 10일 치르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1년 통치한 에르도안 총리, 대통령으로 10년 더 집권 시도

터키 일간지 사바흐는 6일(현지시간) 에르도안 총리가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국민이 대통령제를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제 전환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전날 카날TV와 인터뷰에서 "선진국은 대부분 대통령제"라며 "우리도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대선 공약을 발표할 때도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헌법 개정을 최우선 의제로 삼겠다"고 말해 대통령제 개헌 추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선출하는 12대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국가원수가 아닌 행정수반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가원수이며, 터키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의원내각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현행 헌법에도 대통령이 내각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개헌 전이라도 정기적으로 각료들과 회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대선 공약으로 터키 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23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등의 목표를 제시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19년 선거에도 출마해 연임할 뜻도 내비쳤다.

올해 60세인 에르도안 총리는 3차례 총선 승리로 2003년부터 11년 동안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터키 정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정의개발당이 당규로 의원직 연임을 3회로 제한해 에르도안 총리가 당규를 개정하는 대신 대선에서 승리하면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총선에서 정의개발당이 의석 수 3분의 2를 차지한다면 대통령제 전환 개헌은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고 의회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야당 "총리, 선거운동에 국가 재정 이용…인종·종파 차별" 비난

야당은 이번 대선부터 선거자금 모집을 개인의 기부금으로 제한했으나 총리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현직 총리로서 국가 자산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이날 일간 휴리예트와 인터뷰에서 "에르도안은 모든 국가 자산을 이용하고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지만 다른 두 후보는 제한된 자원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이 모집한 선거자금과 선거운동 비용으로 지출한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터키 중앙선거관리위원회(YSK)의 야당 추천 위원인 메흐메트 야쿠포울루도 휴리예트와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총리의 선거 홍보물이 터키 전역의 야외 홍보물 게시 공간을 뒤덮었다"며 선거운동에서 불공정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감시단도 지난 2일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에르도안 총리의 선거운동이 정부 공식행사와 연계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에르도안 총리의 선거운동은 정기적 지역 방문을 통해 (언론 등에) 많이 노출되는 혜택을 받고 있다"며 총리의 공식 방문은 대규모 집회와 연계행사로 치러지고 지자체가 주최하는 때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정의개발당은 선거일 10일 전부터 국가 자원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선거법에 따라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달 말부터 선거운동에 국가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임대한 비행기와 차량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행 선거법은 공식 선거운동을 선거일 1개월 전부터로 규정했지만 국가 자산 이용을 금지하는 기간은 선거일 10일 전부터로 제한해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선거법을 개정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대선 후보들이 참여하는 TV 토론회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에르도안 총리가 TV 토론회에 나오지 않는 것과 관련해 "그는 다른 후보와 함께 (TV에) 나오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이는 독재자의 공통된 특징으로 모든 독재자는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그는 에르도안 총리가 인종, 종파 간 갈등을 조장해 터키 사회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전날 민영방송 NTV에 출연해 야당이 자신을 비방한다며 "그들은 나를 조지아인이라고 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용서해달라.

그들은 더 추악한 말도 했다.

그들은 나를 아르메니아인이라고 했다"는 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

에르도안 총리는 "아버지와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바로는 나는 투르크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지아, 아르메니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인 리제 출신이다.

그는 지난주 선거유세에서도 크르츠다로울루 대표가 이슬람 소수 종파인 알레비파라고 지목하고 "알레비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며 "나는 수니파이며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다"고 말해 이슬람 종파 간 차별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터키 국민의 99%는 공식적으로 이슬람교도로 대다수가 수니파이며 시아파의 분파인 알레비파는 소수파로 차별적 대우를 받아 왔다.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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