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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는데…곳곳에 금가고 기울어진 전신주

<앵커>

안전과 관련된 소식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도 11호 태풍 할롱이 북상하고 있습니다만 여름철 태풍 상륙에 대비해서 한전이 전신주 35만 개를 특별 점검했습니다. 하지만 관리 실태를 살펴보니 여전히 금이 가고 기울어진 노후 전신주는 곳곳에 있었습니다.

김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골목길입니다.

멀쩡하던 전신주가 지나던 차를 그대로 덮칩니다.

6월에는 경기도 부천의 주택가 전신주가 쓰러져, 100여 가구가 정전됐고,

[사고당시 출동 경찰 : 저절로 넘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평소에도 전신주가 좀 기울어져 있었다고 해요.]

지난달에도 서울 서대문구에서 전신주가 택시 두 대 위로 쓰러져 1명이 다쳤습니다.

전국의 전신주는 870만 개입니다.

한전은 여름철 태풍 상륙에 대비해 보수가 필요한 35만 개를 특별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점검을 마쳤다는 전신주를 살펴봤습니다.

한눈에 봐도 기울어진 노후 전신주가 곳곳에 보이는데, 아래쪽에는 이미 균열의 흔적이 보입니다.

시멘트로 틈을 메웠지만, 그마저도 금이 갔습니다.

[이옥남/주민 : 이쪽으로 지금 많이 넘어가 있어요. 보니까 굉장히 위험해요. 넘어지면 건물에 바로 직격탄일 것 같아요.]

기울어진 전신주 옆으로 이렇게 철근으로 만든 임시 지지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신주 아래쪽을 살펴보면 이미 이렇게 성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습니다.

기울어진 전신주의 아래쪽과 2미터 높이의 위치를 비교해봤더니, 중심이 14센티미터나 차이가 났습니다.

갈라진 틈 사이로는 부식된 철근의 녹물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한전 협력 업체 관계자 : 균열된 부분에서 빗물이 들어가서 녹이 슬어서 녹물이 나온다는 얘기예요. 불량 전봇대란 얘기죠.]

전신주가 기울거나 쓰러지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전선과 통신 케이블이 제한 규정인 12개 이상 과적되면서 무게 중심을 옮기기도 하고, 차량이나 중장비가 부딪히면서 받은 크고 작은 충격이 누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교체나 보수에 미온적인 한전의 관행입니다.

[한전 직원 : 전신주 교체하려고 그 일대 전기를 끊겠다고 주민들한테 말을 하기가… 전기를 끊을 수가 없어요. 경영상의 그런 여건도 있었고요.]

한전은 전신주 보수와 교체를 위한 추가예산을 받아 다음 달까지 집행을 끝내겠다는 계획인데,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영상취재 : 국주호 KNN,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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