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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로리 매킬로이 시대 '활짝'

새 흥행카드 등장에 남자골프계 화색

[취재파일] 로리 매킬로이 시대 '활짝'
남자골프계에 로리 매킬로이 시대가 왔습니다. 오랫동안 1인자로 군림해온 타이거 우즈의 시대가 갔습니다. 매킬로이는 2주 전 메이저대회인 디오픈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특급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에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1년 4개월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매킬로이에 3타 앞선 채 최종라운드에 나섰던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1번 홀부터 3번 홀까지 연속 버디를 기록한 매킬로이의 기세에 눌려 초반에 역전을 허용한 뒤 경기 내내 끌려다녔습니다. 잘 맞던 드라이버 샷이 후반에 흔들렸고 신들린 듯 쏙쏙 들어가던 퍼팅 감각도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만큼 매킬로이의 샷이 완벽했고 상대의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했다는 얘기입니다.

매킬로이는 우즈가 8승을 기록했던 우즈의 텃밭에서 WGC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우즈는 최종라운드 경기 도중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습니다. 두 선수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매킬로이의 나이는 25살,우즈는 39살입니다.

1996년부터 18년 동안 골프황제로 불려왔던 우즈도 이제 세월의 무상함 속에 골프 황제 자리를 새로운 세대에게 물려줄 때도 됐습니다. 현지 중계방송을 맡은 CBS캐스터도 경기중 고통스러워하는 우즈를 향해 "우즈에게 최종라운드는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타이슨과 함께 링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이제 수건을 던질 때가 됐다"고 말하며 우즈 시대의 종말을 고했습니다. 

2012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가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로리 매킬로이는 여자테니스 스타 보즈니아키와 파혼하면서 경기력이 급격히 좋아졌습니다. 파혼한 지 며칠만에 유럽투어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더니 PGA 메이저대회인 디오픈과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까지 두 대회를 연속 석권하면서 새로운 골프황제의 등극을 만천하에 알렸습니다.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매킬로이는 내년 4월 마스터스까지 우승하면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 이후 처음으로 만 25세 이하의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됩니다.

매킬로이는 1989년 5월 4일, 북아일랜드 홀리우드의 작은 마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본 부모 아래에서 2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고 합니다. 2살 때 40야드의 티샷을 날렸고 9살 때는 첫 홀인원을 기록했습니다. 15살 때는 주니어 라이더컵에서 유럽팀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16살 때는 아예 학업을 접고 골프에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무대 각종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써 나가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한 매킬로이는 유럽투어와 PGA투어를 오가며 '올해의 PGA선수'에 이름을 올렸고 PGA투어에서 평균 타수가 가장 낮은 선수에게 주는 '바든 트로피'도 차지하면서 기대주로 성장해왔습니다.

PGA에서 거둔 통산 7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할만큼 큰 경기에 강했습니다. 매킬로이의 기록은 18년 동안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79승을 쌓아올린 타이거 우즈나 25년 동안 메이저 18승 포함 73승을 거둔 잭 니클라우스에는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25살의 젊은 나이에 앞으로 그가 어떤 그림을 그릴 지, 어떤 기록을 세울 지 골프 팬들의 기대가 큽니다.

우즈 이후 확실한 스타가 없었던 남자골프계가 새로운 흥행카드의 등장으로 오랜만에 잔뜩 들떠 있습니다. 이번주 목요일 밤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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