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 유일의 위안부 역사관이 운영난으로 문을 닫을 처지가 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한푼 두푼 모아 운영비를 전달했는데요, 어른들이 본 받을 점이 많아 보입니다.
주우진 기자입니다.
<기자>
10년 전 문을 연 부산에 단 하나뿐인 위안부 역사관 입니다.
여성 운동가이자 사업가였던 87살 김문숙 씨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를 알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전 재산을 역사관에 쏟아부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이귀분 할머니, 하순녀 할머니, 박두리 할머니, 이들은 모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역사관은 이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진 등 500점이 넘는 자료들을 모았습니다.
김 씨는 이 자료들로 일본 정부와 재판을 벌여 일부 승소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역사관조차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김문숙/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 : 몇 억 되던 재산이 지금은 한푼도 없어요. 통장에 10원도 없어요. 운영비로 다 써서... 집세도 못내고 하니까 할 수 없이 지난해 말에는 폐관도 결심했었어요.]
그런데 정부조차 외면했던 역사관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들이 있습니다.
부산 신도고등학교 학생들로, 전교생이 기금 200여만 원을 모았습니다.
비록 역사관 한달치 운영비에 밖에 안되지만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저희가 작지만, 학교에서 모금활동을 해서 도움을 드리려고 왔어요. 신도 학생들이에요. 저번에도 왔었어요. (미안해서 어떡해.)]
모금은 위안부역사관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면서 이뤄졌습니다.
포스터를 만들고 위안부 피해와 관련된 영상을 찾아 틀기도 했습니다.
[김진아/부산 신도고 학생부 : (학생들 반응이)놀라웠어요. 사실 처음에 동영상 보여줄 때만해도 여학생이나 남학생이나 별 기대는 없었는데, 남학생들도 울더라고요. 모금액도 생각보다 더 많이 모여서 뜻 깊었고 좋았던 것 같아요.]
다행히 부산시도 최근 들어서 역사관의 월세 지원에 나섰습니다.
우리 역사의 상처를 잊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선행, 각박한 세태에 맑은 울림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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