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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동창리 발사장 증축…북한의 ‘미국 본토 위협’

[취재파일] 동창리 발사장 증축…북한의 ‘미국 본토 위협’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평북 동창리 발사장의 최근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발사대를 증축중인데 기존 발사대보다 20미터 정도를 높이고 있고 주변 도로와 철로 공사를 합쳐 내년쯤 완공될 것 같다는 것이다. 공사가 완공되면 북한은 2012년 발사했던 장거리로켓 ‘은하 3호’보다 20미터 가까이 큰 50-55미터 높이의 새로운 발사체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8노스’의 위성사진이 공개되기 전인 7월 27일에는 북한군 지휘부의 고강도 대미 위협이 주목을 끌었다.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북한군 결의대회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북한 핵탄두 로켓의 타격 대상은 미국 본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북한군 지휘부의 ‘대미 위협’, 단순한 과장인가?

군인들의 결의대회이니 만큼 다소 과장된 호전적인 언사가 나온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북한군 지휘부의 언사를 단순한 ‘과장’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은 동창리발사장에서 볼 수 있듯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 능력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동창리발사장을 증축하는 것이 결국 언젠가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북한은 2012년 발사한 ‘은하 3호’보다 훨씬 크고 더 멀리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발사체를 언젠가 발사하려 할 것이다.

물론, 북한의 기술력이 지금 어디까지 가 있는 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이 위성을 올리는데 성공했다고는 하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기권 재진입과 유도 기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북한은 지금까지 핵과 장거리로켓 부문에서 외부세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한 단계 발전된 기술력을 과시해 세계를 놀라게 해 왔다는 점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했다고 해서 정말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을 실제로 벌였을 경우 뒤따라 올 파국을 북한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미국 본토가 아니더라도 태평양 상의 다른 지점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유혹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4차 혹은 5, 6차 핵실험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과시한다면, 북한은 나름대로 무시할 수 없는 대량살상무기 종합능력을 가지게 됐음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북핵 상황 안좋아도 ‘저강도 관여정책’은 계속돼야 

문제는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의 입지이다. 북한이 무시할 수 없는 핵능력을 과시해 북한 핵문제가 강대국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게 되면,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 북한 문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남북문제보다는 국제정치의 논리로 풀려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남북관계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북한 문제의 국제화는 우리에게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고 우리 주도의 통일로 가는 길이 열리면 좋겠지만, 주변 강대국들의 주고받기식 협상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해방 이후의 역사가 이를 실증한다. 국제공조도 중요하지만, 한반도 상황이 미묘해질수록 남북간의 소통 채널이 있어야 결정적인 시기에 우리의 목소리를 낼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로 안보 문제를 풀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북간 소통을 시도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핵문제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적극적인 관계 개선은 어렵더라도, 남북한 당국간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될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한 ‘저강도의 관여정책’을 계속해야 한다. 북핵 이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고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지금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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