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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공포?'…사라진 극장가 흥행공식

<앵커>

더운 여름엔 등골 오싹해지는 공포 영화가 인기입니다. 그런데 올여름 극장가에선 국산 공포 영화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윤창현 기자가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 98년, 여고괴담이 한국 공포 영화의 한 획을 긋습니다.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물리치고, 흥행 1위로 올라서며 당시 극장가를 휩쓸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극장가에선 공포영화 자체가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지난달 개봉한 '소녀괴담'이 48만 명을 동원했을 뿐, 국산 공포영화의 점유율은 1~2%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학교, 원한, 귀신같은 천편일률적인 배경과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관객들이 등을 돌린 지 오래입니다.

[오인천/'소녀괴담' 감독 : 관객들이 한두 작품은 비슷한 아류작이어도 재밌게 보지만, 그러한 영화들이 양산되면 관객들이 쉽게 지치는 거죠.]

또 최근 한국 영화 전반이 지나치게 잔혹해 지면서 공포영화 관객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포영화엔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공포영화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영화계 전반에 팽배해 있습니다.

[주필호/주피터 필름 대표 : 투자사 측에 물어봐도 공포영화 하면 상당히 굉장히 많이 불편해하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캐스팅 배우들 쪽에 알아봐도 그런 것 같고요.]

결국 저예산에 허덕이며 갈수록 제작 편수가 줄고 질도 하락하는 공포영화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역량 있는 신인감독과 배우들의 등용문 구실을 했던 공포영화의 침체는 한국 영화 전체의 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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