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있는 염소의 불법 밀도축을 근절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설치된 염소 전용도축장이 개업한 지 6개월여 만에 폐업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실상 '나 몰라' 식으로 내버려둔 탓에 염소 밀도축이 다소 고개를 들면서 빚어진 도축 물량의 지속적 감소가 원인입니다.
강원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 유일하게 원주시 행구동 3천100㎡ 부지에 지난 1월 28일 문을 연 염소 전용도축장에서 최근 6개월간 도축된 물량은 모두 1천528두입니다.
한 달 평균 255두의 염소를 도축한 셈입니다.
올해 도내 445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염소가 9천791두인 점을 감안하면 전용도축장에서 도축된 염소는 15.6%에 불과합니다.
지난해까지 도내 염소의 합법적 도축 건수는 '0'건 이었습니다.
염소 전용 도축장 건립 이전에는 사실상 각 지역의 비위생적인 도견장 등에서 밀도축 돼 시중에 유통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4대 사회악' 가운데 부정·불량 식품사범 단속 과정에서 10여명의 염소 밀도축 업자를 무더기 검거했습니다.
당시 적발된 밀도축 업자들은 대부분 무허가 작업장에서 비위생적으로 염소를 도축해 시중 음식점에 유통, 먹을거리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오·폐수처리로 수질 등 환경오염도 가져왔습니다.
경찰은 시중에 유통되는 염소고기의 85% 이상이 불법 밀도축 되는 유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안전한 축산물 유통·공급 방안을 강원도와 협의한 끝에 지난 1월 도의 승인을 얻어 전용도축장 설치를 이끌어 냈습니다.
위생·소독시설을 갖춘 염소 전용도축장은 도에서 파견한 수의사 1명이 각종 질병검사와 원산지 확인 등을 거쳐 도축하는 시스템입니다.
개업 초기에는 이곳에서 하루 평균 20∼30두가 도축됐습니다.
그러나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오히려 도축 물량은 하루 평균 10두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이는 소비 물량이 증가하면서 장거리 운송 부담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전용도축장 대신 공공연한 밀도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염소 전용도축장의 한 관계자는 "(도와 경찰이) 염소의 밀도축을 양성화시킨다고 하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액을 투자, 도내 처음으로 건립했는데 적자만 늘고 있다"며 "단속이 뜸한 틈을 타 염소 밀도축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고 토로했습니다.
허행일 강원지방경찰청 수사 2계장은 "상반기에 지방선거와 유병언 부자 추적 등으로 단속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실태 점검을 통해 염소 밀도축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염소 밀도축 근절하려 설치한 전용도축장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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