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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의 길은 외로워…수도승과 같은 일상"

"성악가의 길은 외로워…수도승과 같은 일상"
"성악가는 굉장히 외로운 직업이에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수죠. 특히 목 관리가 중요해요. 예전에는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도 좋아했는데 이 길로 들어서면서 거의 벙어리가 됐어요. 매일 수도승처럼 살고 있답니다"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메트)에서 주역 가수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캐슬린 김(39·한국이름 김지현).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소프라노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에 이어 메트 무대에 선 네번째 한국인 소프라노입니다.

그가 지난 15일 시작된 '제11회 대관령국제음악제' 공연차 방한했습니다.

소프라노 가운데서도 고도의 기교와 고음을 소화해야 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답게 무대위에서 화려하고 화사한 아우라를 유감없이 발산하는 그는 무대에서 내려오면 상당히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바뀝니다.

"성악가는 몸이 악기이기 때문에 몸을 잘 추스리는 것이 최고의 자기관리에요. 그래서 평소에 말을 잘 안해요. 음식도 좋은 것을 챙겨 먹어야 하는데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것저것 먹다 보면 탈이 날수도 있잖아요. 연습하고, 운동하고, 가끔은 한국 드라마도 보면서 거의 조용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는 지난 2007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으로 메트에 데뷔한 지 2년 만인 2009년 '호프만의 이야기'로 주역을 꿰찬 이후 지금까지 한 시즌을 빼고는 계속 메트 무대에 섰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샌디에고, 벨기에 등 유럽과 미주에서 연주 일정이 빼곡합니다.

"서양에서 동양인으로 활동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차별도 있고 역할도 한정돼 있죠. 하지만, 그것을 뚫고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 연기가 특히 좋다는 평가를 받지요."

그러나 그도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짧지 않은 무명 시절을 보냈습니다.

단역과 코러스, 대역을 맡으며 오디션을 수도 없이 치렀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요. 셀 수도 없이 많이 봤고 코러스도 하고 대역도 했죠. 아주 힘든 과정이었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니 하나씩 풀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경험이 지금의 밑거름이 됐죠."

서울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를 다니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라며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번에 25, 26, 31일 3차례 무대에 올라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과 오페라 '세미라미데' 중 '신의 분노가 내게 제일 먼저 임하길' 등을 노래한다.

그가 "부르기 좋아하고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들로 직접 골랐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노래하는 성악가가 되고 싶어요. 항상 관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과 치유가 될 수 있는 공연을 보여주는 성악가요. 이번 무대도 관객들이 작은 것이라도 얻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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