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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엉터리 수사 공조…제대로 보고도 안 돼

<앵커>

백발의 작은 체구, 의심 가능한 유류품까지 유병언을 떠올리는 게 당연할 것 같은데, 신원확인까지 40일 넘게 걸렸습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공조는 말할 것도 없고, 각각의 상급기관에 조차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습니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신원 확인이 오래 걸린 것에 대해 경찰은 시신 부패가 80% 이상 진행돼 엉덩이 뼈에서 시료를 채취해 DNA 검사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부실한 초동 수사는 명백해 보입니다.

지난달 12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행색이 너무 남루하다며 시신을 노숙자나 행려병자로 단정 지었습니다. 고가의 명품 옷과 신발, 구원파 관련 유류품 모두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시신 부검을 지휘했던 검찰도 무신경했습니다. 발견 지점이 유병언 검거 작전 인근 지역이었고 변사자가 70대 남성인데도 검찰조차 그냥 지나쳤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검경의 공조수사나 보고체계도 엉망이었습니다. 게다가 DNA 분석 결과가 나온 그제(21일) 오후까지 상급기관인 경찰청과 대검찰청 모두 시신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6개 지방검찰청과 전국 모든 경찰서에 검거 전담팀을 만드는 등 검경 수뇌부는 유병언 검거만 독촉했습니다. 급기야 검찰은 시신을 놓고 6개월짜리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받는 망신을 자초했습니다.

추적의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검거는 시간 문제라며 유씨 체포의 자신감을 보이는 황당한 모습을 연출한 겁니다.

[임정혁 대검찰청 차장검사/그제 : 추적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검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유 씨 시신을 발견하고도 40일 넘게 헛손질을 해왔던 검경의 엇박자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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