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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비판 이스라엘·궁지의 하마스 모두 강경 모드

'가자 봉쇄'에 국제사회 침묵 속 당장 휴전 합의 어려울 듯

2주일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방을 벌이면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대학살'을 감행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 규탄 시위에도 직면했다.

가자를 통치하는 하마스 역시 점차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지만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을 유지, 당장 휴전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 '학살' 비판에도 이스라엘 "지상작전 확대" 강경 입장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가자의 로켓 발사장과 이스라엘로 연결된 터널 파괴를 주목적으로 공격을 이어갔지만, 다수의 민간인 희생자 발생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스라엘의 14일째 이어진 공습으로 가자에서는 5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3천200명에 달하고 있다. 사상자 대부분은 민간인들이다.

이에 이집트와 튀니지, 레바논, 요르단 등 아랍권은 물론 미국과 영국, 프랑스,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 등에서 이스라엘 반대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와 터키 이스탄불 등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난 17일 가자에 지상군을 투입하고 나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급증하자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세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속적으로 "지상작전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 언제 이 작전이 끝날 지 모른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포탄을 쏘는 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마스와 휴전 협상이 무산되자마자 가자에 전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휴전 중재안을 빌미로 가자 침공을 합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이 수용하기로 한 이집트 중재안을 보면 '조건 없는 즉각 휴전'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집트와 상의한 적 없는 이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하마스는 이 중재안이 2012년 170여명의 희생자를 낸 '8일 교전' 끝에 이스라엘과 합의한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 국경 봉쇄 해제, 라파 국경 개방, 이스라엘에 수감중인 팔레스타인 재소자 석방 등이 중재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 궁지 몰린 하마스도 "결사 항전" 태세

하마스 역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스라엘이 지금으로선 하마스와 포괄적인 휴전 협상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 있다.

게다가 하마스는 국제 사회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만 촉구할 뿐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가자 봉쇄 정책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에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작년만 해도 하마스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되고 나서는 이집트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또 다른 후원 국가인 시리아와 이란 역시 내전과 핵 문제 등의 복잡한 국내 사정으로 하마스를 적극적으로 도울 여력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걸프 국가는 하마스에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마스는 재정 부족으로 가자 공무원 등 3만여명에게 월급을 주지 못해 이들의 불만이 쌓여 있고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식수와 전기 부족 등으로 주민의 고통도 가중됐다. 급증하는 민간인 희생자에 하마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6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와 통합정부를 구성한 이후 하마스의 입지도 더욱 약화했다.

현재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는 이름만 존재할 뿐 기능을 전혀 못하는 상태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하마스는 가자의 민간인 희생을 앞세워 국제사회의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아랍권의 지지를 결집시키고자 "결사 항전"의 뜻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하마스 당장 휴전 성사 어려울 듯

그렇다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국내외적 어려움에 당장 휴전에 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동 분석가 아흐메드 알샤즐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공정하다고 여길만한 중재안이 제시되고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할 때 양측의 충돌이 끝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중재안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중재 역할을 했던 이집트는 현재 하마스와의 관계를 단절한 상태"라며 "미국과 서방도 이번 사태에 관망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금의 하마스가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을 수용하든 거부하든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고 21일 분석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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