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주요 6개국(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핵협상 타결 시한을 4개월 연장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면서도 최소한 핵무기 개발 능력을 확보하려는 이란과 이란의 평화적 핵개발을 용인하면서도 핵무기는 가질 수 없게 하려는 P5+1의 견해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양측이 지난해 11월24일 제네바 잠정 합의에서 '공동행동계획' 이행 후 6개월이 되는 시점(7월20일)을 잠정 시한으로 정하면서 동시에 늦어도 1년 안에 최종 단계 조치에 대한 협상을 매듭짓기로 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결국 양측은 지난 1월20일 초기 단계 조치를 담은 공동행동계획의 이행을 시작한 이래 잠정 시한인 20일 전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고, 마지막 협상에서 시한을 오는 11월24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농도 5% 이상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이미 생산한 20% 농축우라늄을 중화하며, 아라크 중수로 건설과 추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설치를 중단하는 등 공동행동계획을 4개월 더 이행해야 한다.
그 대가로 P5+1 역시 해외 동결된 이란 원유 수출대금 일부 인출과 석유화학제품·귀금속·자동차 및 항공부품 무역거래, 외국 거주 이란 유학생에게 송금 등을 허용하고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4개월 더 지켜야 한다.
특히 해외 동결된 이란의 전체 원유 수출대금 약 1천억 달러 가운데 이 기간 동결이 해제되는 액수는 28억 달러(약 2조8천800억원)에 달한다.
지난 6개월간 인출이 허용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이 42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란으로서는 매월 7억 달러꼴로 동결 자금이 풀리는 셈이다.
이를 두고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란에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과 돈을 동시에 벌어주는 것이라며 추가 제재 없는 협상 시한 연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우방 이스라엘 역시 '불완전한 협상 타결보다는 시한 연장이 낫다'면서도 '핵협상에 거는 기대 자체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란에서도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미국에 너무 많이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협상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래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이 "양측이 협상 시한을 연장했다는 것 자체가 협상 타결 의지가 남아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한 것에서 보이듯이 일단 시한 연장 자체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6차례의 협상 과정에서 아라크 중수로 시설 등 일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힌 양측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수준 등 주요 쟁점에서 입장 차이가 여전하지만 외교적 노력에 시간을 더 투자할 가치는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 시한을 6개월(내년 1월20일까지) 더 연장할 수 있음에도 4개월만 연장한 것은 협상 타결을 위한 의지를 과시하는 동시에 국내외의 이 같은 반발 기류를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은 대부분의 동결된 석유 수입에 접근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6개월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 선거 일정 역시 협상 시한을 4개월만 연장하는 데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바이=연합뉴스)
이란 핵협상 시한 4개월 연장…'예견된 수순'
작년 잠정합의 당시부터 '늦어도 1년 안에 합의'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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