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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프랑스 요리와 옹기의 만남

와인을 멋있게 내 놓고 퐁듀를 맛있게 할 수 있는 그릇! 프랑스 요리의 대가 박효남 씨(힐튼호텔 총괄쉐프)는 옹기를 제안한다. 최고의 요리도 최고의 그릇을 만나야 ‘제 맛’, ‘제 멋’을 ‘제대로’ 낼 수 있는데 그 그릇이 옹기라는 것이다.

박 쉐프는 "나는 음식을 만드는데 프랑스 음식을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옹기에 음식을 담는다고 하면 음식이 더욱 풍부해 보이고 음식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정이 담겨 있기 때문에 옹기에 대한 사랑이 굉장히 깊습니다." - 문화서울역284 전시 '공예가 맛있다'

'우리 전통이라서 좋은겁니다'라는 설명보다 더 수긍이 간다. 자부심을 가지고 만드는 요리가 더 좋은 그릇에 담겼으면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저 그릇에 음식을 주시면 안되나요?"

옹기 전시를 위해 영상촬영을 하는 동안 호텔 손님들이 계속 물어봤다며 큐레이터가 털어놓았다. 멋있는 그릇에 담긴 프랑스 요리가 맛깔스러웠나 보다. 쓰임새가 아름다움으로, 아름다움이 다시 쓰임새로 이어졌을때 빛을 발하는 작품이 공예인듯하다.

그리고, 궁금한 몇가지.

옹기가 뭐예요?
-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말한다. 그런데 흙으로만 구워 거칠게 만드는 질그릇은 요즘 거의 안쓰인다. 주로 오지잿물을 유약 삼아 바르고 구워 낸 오지 그릇이 옹기이다. 잿물을 만드는 비용이 비싸고 1200도 이상에서 구워야 하기 때문에, 소위 '광명단' 같은 싼 유약으로 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옹기 그릇의 숨구멍이 막히고 납성분이 포함 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이런 불량 옹기는 심하게 반짝 거린다. 요즘은 전통 옹기를 만드는 곳에서 잿물 제조 과정도 공개하고 있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높은 온도에서 그릇을 구워내면서 공기는 통하고 수분은 막아주는 아주 작은 구멍들이 생긴다. 이 숨구멍이 음식을 장기간 신선하게 유지시켜 주는 비밀. 장독과 뚝배기 정도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만드는 모양에 따라 다양한 그릇이 될 수 있다.

한정식 집에서는 잘 안쓰나요?
- 안 쓴다곤 할 수 없지만 방에 앉아서 먹는 문화 때문인지, 일하시는 분이 부담을 느끼는 그릇이라고 한다. 일단 무겁다. 그래서 여러 그릇을 한꺼번에 담아 나르기가 힘들다. 한정식집은 한옥형태로 지어진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문턱이 있어서 바퀴달린 음식 이동기구의 사용을 힘들게 한다. 문턱이 없다 하더라도 음식 이동기구가 전통과 어울릴지는 또 다른 문제.

박 쉐프의 호텔에 가면 프랑스 요리가 옹기에 나오나요?
- 아직은 아니다. 연구중. 외국손님을 맞이하는 중요한 행사때 사용한 적이 있다고 한다.

(취재협조 : 문화서울역284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 '공예가 맛있다' 전시기획 손문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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