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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미사일 발사와 미녀응원단…북, 무엇을 노리나?

[취재파일] 미사일 발사와 미녀응원단…북, 무엇을 노리나?
북한의 무력시위가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300mm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추정 미사일 등을 연이어 쏘아대는 것도 그렇지만, 발사지점이 점차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도 그렇다. 13일 스커드 추정 미사일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0km 정도 떨어진 개성 북쪽에서 발사됐고, 14일 해안포와 방사포는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발사됐다. 김정은 제1비서는 최근의 미사일, 방사포 발사 훈련을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참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정식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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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평화공세도 한창이다. 북한은 국방위원회 특별제안(6월 30일)과 정부 성명(7월 7일)이라는 비중있는 형식을 통해,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자주의 원칙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자며 민족대단결을 강조했다. 또,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큰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며 평화 이미지 구축에도 한창이다. 북한은 아마도 대규모 미녀 응원단을 파견해 북핵 이미지를 흐리고 민족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언뜻 모순돼 보이는 이런 두 갈래의 움직임에서 북한이 시사하는 바는 이렇다. 민족공조로 잘 해보자는 북한의 제안에 남한이 화답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언제든지 남한을 귀찮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배합해 당근을 받지 않으면 채찍이 기다리고 있다고 위협하는 북한식의 방식이라고나 할까?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남한이 위협을 느끼든 그렇지 않든, 북한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남한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두 갈래 움직임이 내포하는 것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 볼 부분은 북한의 두 갈래 움직임이 향후 한반도 정세의 두 갈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남한 당국이 북한의 평화공세에 호응하는 경우부터 살펴보자. 이 경우 북한은 추가적인 카드를 쓸 것으로 보인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미녀응원단과 북한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과 함께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교황 방한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메시지가 부각되면 올해 초와 같은 고위급회담을 다시 제안해올 수도 있다. 나아가 이런 분위기를 금강산관광 재개로까지 이어가려는 생각도 계산에 넣고 있을 것이다.

반면, 북한의 생각대로 남한 당국이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북한은 평화공세를 접고 다시 긴장 시나리오를 작동시킬 가능성이 높다. 국방위원회 특별제안에서 중요한 시기로 언급한 7월을 넘기도록 남북관계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으면, 8월 을지훈련을 계기로 다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여기에다 당창건 기념일이 있는 오는 10월에는 북한이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김정은 암살영화 ‘더 인터뷰’가 개봉되고 11월에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외무성대변인 담화에서 “핵실험에는 시효가 없다”며 4차 핵실험을 연기한 바 있는데, 당시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언급하면서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계기로 미국을 상대로 큰 일을 벌일 가능성을 내비친것이다.

우리의 전략을 갖고 북한의 움직임을 활용해야 

북한의 평화공세에 호응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북한의 평화 공세는 어디까지나 북한의 핵보유에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기반 위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필요하긴 하지만,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만의 진전은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우리가 남북관계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인 것 같다.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유지할 남북관계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의 상황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전략에 따라 북한의 평화공세 속에서 받을 것은 받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는 것이다. 북한이 화전 양면전술을 펴고 있다면, 우리도 우리식의 화전 양면전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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