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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첫날 일정 불참' 서청원의 선택은?

'과로로 입원' 해명 속 시험대 오른 화합 의지

[취재파일] '첫날 일정 불참' 서청원의 선택은?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김무성 대표 체제 첫날 일정에 모두 불참한 것을 놓고 당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새 지도부는 오늘 아침 국립현충원 참배에 이어 경기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낮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했습니다. 여기에 서 의원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서 의원측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바로 전당대회 준비를 시작했고, 피로가 누적돼 병원에서 며칠간 치료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성대에 이상이 생겨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번 주는 당무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어제 서 의원은 전당대회 후 캠프 관계자들과 여의도의 한 설렁탕집에서 뒷풀이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서 의원은 테이블을 돌며 소주잔을 채웠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7선의 평의원에서 7선의 최고위원이 됐으니 이만하면 잘 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우스갯소리도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농담을 하긴 했지만 서 의원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친박 맏형', 친박 세력의 대표 주자로 나선 전당대회에서 1위와 1만4천표 이상이라는 큰 표차로 졌다는 것은 당내 친박 세력의 붕괴로도 해석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어제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확정된 뒤 "우리는 비바람이 몰아쳐도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며 풍우동주(風雨同舟)라는 고사를 언급했습니다. 전당대회 기간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격하게 맞붙었지만, 이제 화합 모드로 전환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서청원 의원도 김 대표 당선 직후 축하 연설을 통해 "(김대표의) 옆에서 경륜과 경험을 쏟아 박근혜 정부를, 국민을 돕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해 분열과 갈등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이 첫날 일정에 불참함으로써 과연 화합과 통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7선의 원로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일정 불참'이 어떤 해석을 나을지 모르지 않았을텐데 이런 '선택'을 한 배경을 놓고 여러 설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당장 "서 의원이 김 대표와의 불화의 앙금을 털지 못했다", "친박의 패배에 대한 충격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서 의원이 최고위원 자리를 던지고, 백의종군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2위 최고위원을 할 바에야 평의원으로 돌아가고, 홍문종 의원 등 다른 친박 의원에게 자리를 넘길 것이라는 시나리오입니다. (서 의원이 만에 하나 최고위원직을 던질 경우 새누리당은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최고위원 1명을 다시 선출해야 합니다) 이 방안을 놓고 서 의원이 장고에 들어갔다는 주장에 대해 서 의원 측근들은 "터무니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서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박근혜 정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한 상황에 직을 던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직을 던진다면 7선 원로의 격에 맞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그렇듯 서 의원의 오늘 일정 불참도 '정치적인 선택'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석하든 그 방향은 화합과 통합 보다는 갈등과 분열의 연속으로 파악될 여지가 큽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6년 만에 전당대회장을 찾아 "서운한 감정 모두 잊고 하나가 돼 달라"고 당부한 것과도 배치되는 일입니다. 언제 서 의원이 당무해 복귀해 최고 원로 의원으로서의 목소리를 낼지, 그를 지지했던 3만8천293표의 당심과 민심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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