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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도 인연 깊었던 '지휘 거장' 로린 마젤

2008년 평양공연…12월엔 피아니스트 윤홍천과 협연계획도

한국과도 인연 깊었던 '지휘 거장' 로린 마젤
84세를 일기로 지난 13일 타계한 '지휘 거장' 로린 마젤은 한국과도 인연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8년 미국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끌었고, 첼리스트 장한나를 비롯한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과도 협연 등을 통해 교류했다.

무엇보다 뉴욕필의 방북은 한국 대중에게 마젤의 이름을 각인한 계기였다.

그가 2008년 2월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평양에 도착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세계는 북미 간의 '제2의 핑퐁외교'가 새로운 첫발을 내디뎠다는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그는 동평양대극장에서 북한 국가 '애국가'를 시작으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등을 선보였다.

앙코르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했을 때 관람객들이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장면은 남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마젤은 당시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평양으로 가기 전 한반도에 영구적인 화해 등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던 마젤은 공연 후 "아리랑이 미국인과 북한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평양 공연 직후 서울에서도 무대에 올라 음악으로 평양과 서울을 하나로 연결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젤은 올해 3월에는 자선공연에 탈북 여성을 초청하는 등 음악을 통해 세계에 평화와 희망을 전파하는 데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생전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한 그는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2007년 지휘자로 데뷔한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이고, 피아니스트 손열음, 테너 김우경 등과는 협연을 했다.

장한나는 2009년 4월 자신이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 '영웅'을 지휘하는 모습이 담긴 DVD를 마젤에게 건넸고 이후 마젤은 장한나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마젤은 자신이 창설한 클래식 축제인 '캐슬턴 페스티벌'에 장한나를 초대해 지휘 수업을 하기도 했고, 2010년 3월에는 한 달 동안 스페인에서 장한나에게 오페라와 교향곡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그는 같은 해 8월에는 장한나가 주도하는 국내의 청소년 관현악 축제인 '앱솔루트 클래식'에서 지휘하는 제자를 격려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마젤은 오는 12월에는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윤홍천과 협연할 예정이었다.

마젤은 지난해 윤홍천의 데모 음반을 받고는 오디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고, 올해 함께 무대에 서기로 했다.

윤홍천은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젤을 처음 만난 것이 작년 5월이었고 올해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베르디의 오페라 '레퀴엠' 공연 후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라며 "얼마 전 뮌헨 오케스트라로부터 마에스트로가 몸 상태가 안 좋아 지휘자가 바뀔 것 같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이렇게 급하게 가실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간에 마젤은 차갑고 무섭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게는 너무나 따뜻한 분이었고 음악에도 그것이 묻어났다"라며 "그는 선명한 연주를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였다"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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