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 한수진/사회자:
서울시의원의 재력가 청부 살해 의혹 사건 다 해결이 된 줄 알았는데요. 검찰에 송치된 지금까지 피의자인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경찰 측의 표정 수사, 함정 수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살인을 자백한 피의자 팽 씨의 진술만으로 김 의원의 청부 살해 혐의가 입증될 수 있느냐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에서 이 사건 꼼꼼하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해서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게 뭐, 김형식 의원 측의 반발이 워낙 강해서 다시 한 번 명확한 정리가 필요해 보일 것 같아요. 지금 일단 경찰이 팽 씨 진술에 근거해서 김 의원을 살인청부 혐의로 구속을 한 거고요. 김 의원 측이, 표적수사, 함정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양측의 엇갈린 주장 누가 옳은 걸 까요,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일단 범죄 사건에서 당사자, 사람의 진술은 왜곡, 거짓, 혼란, 착각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 제쳐두고 봐야 합니다. 먼저 객관적인 정황과 사실, 단서, 증거들을 봐야죠. 그런데 이 사건을 간략하게 요약해드리면 3천억 원대의 재력가인 피해자가 인적인 끊긴 자정 무렵 자신의 사무실에서 누군가에 의해서 둔기로 십여 차례 머리 등을 맞아서 살해된 사건입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지갑하고 사무실 안에 현금이 꽤 있었고요,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지갑이나 가방을 뒤진 흔적이 역력했고요. CCTV에 찍힌 모습이 있는데 범인이 피해자를 기다리고 있다가 공격한 그 시간부터 도주한 그 시간까지가 약 5분에 불과했다. 이것이 일단 이 사건의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요, 소장님 이 객관적인 사실과 정황들이 무얼 말하고 있는 걸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우선 범인이 돈을 노리고 침입한 강도는 아니다, 라는 것이죠.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원한이나 감정 때문에 범행한 사건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 한수진/사회자:
지갑에, 사무실에 현금도 있었는데 그대로 놔둔 것으로 봐서는 돈을 노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원한이나 감정 때문은 아니다, 이건 무얼 보고 알 수 있나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단히 짧은 시간 머무르기도 했고요.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 원한의 감정의 표출,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았고요. 그리고 피해자에게서 무언가를 찾으려 한 흔적은 역력하게 보이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뭔가 뒤지고 있었다는 거죠, 현금이 아니었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르고 피해자에게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과연 그것이 달성됐는지의 여부,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과연 이 범인이 범행 경험이 있느냐, 기술이 있느냐, 상당한 의문이 제기가 되고 있고요. 불안과 두려움, 초조감에 휩싸여있다는 그런 정황이 가장 강하게 대두가 되고 있죠. 아울러 피해자를 잘 아는 사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 한수진/사회자:
잘 아는 사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건 또 왜 그럴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면식범일 경우에 그렇게 무리하게 CCTV 앞에서 격투를 벌이고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도주를 하는 이런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죠.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시간도 많이 소요가 되고요. 일단은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 공격하기 전까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이 면식범들에게는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자, 이렇게 분석을 해주셨는데, 그래서 지금 범인이 팽 씨라는 것을 경찰이 곧 밝혀낸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CCTV가 결국 도움을 준 것인데요. 현장 CCTV모습을 보면 범인이 모자를 쓰고 두툼한 외투를 쓰고 있고 얼굴을 계속 숙인채로 있죠.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오히려 대단히 특징적이었고요. 경찰이 인근, 도주 경로에 있는 모든 CCTV를 들여다봤더니 이 걸음걸이를 한 피의자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인천까지 그 경로가 확인이 되고요. 중간에서 택시를 두 번, 세 번 갈아탄 모습도 확인이 되었죠.
▷ 한수진/사회자:
이 특이한 복장, 완전 다 감싸 안은 이런 복장 때문에 오히려 경로가 다 밝혀지게 된 거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거기에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범인의 프로파일, 면식범이 아니고 범죄경험이 없고 그리고 강도가 아니고 이런 것에 딱 들어맞는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확인이 되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제 남는 문제가 범행 동기가 되는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왜 했느냐, 이 부분인데요. 본인은 돈을 훔치려고 한 것도 아니고 피해자와 원인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왜 이런 범행을 했느냐, 그러다보니까 이제 이 부분에 다른 뭔가 연결고리가 있지 않느냐, 이렇게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이 피의자의 신원은 특정되었지만 소재는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요. 조금 후에 출입국 관리 기록을 보니까 이미 중국으로 출국을 한 상태였습니다. 중국에 공조 요청을 했고 중국 공안이 이 사람을 검거하게 되죠. 그리고나서 진술과정에서, 자신이 사실은 김형식 이라는 서울시 의원의 친구이고 친분이 있고 오랫동안 종용을 받다가 결국 이런 범행을 했다, 이렇게 자백하면서 김형식 의원이 불거지게 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형식 의원의 부탁 내지 지시를 받아서 한 청부살인이다, 이렇게 자백한 거예요. 팽 씨는 피해자 송 회장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팽 씨하고 피해자 사이에는 전혀 관계도 만난 적도 연결고리도 없는 상태였고 위치도 모르고 생활습관, 자정 넘게 사무실에 들어온다는 것도 모를 사람이죠, 당연히. 그런데 팽 씨의 진술에 의하면 이 모든 것들을 김형식 의원이 알려주고 특히 피해자 송 씨가 부인과 식사하는 장소까지 김 의원이 팽 씨를 데려가서 바깥에서 관찰하면서, 저 사람이다, 지목하고 팽 씨는 그 사람의 사진을 찍고 이렇게까지 했다는 거고요. 또 하나는 범행에 사용한 도구, 도끼, 전기 충격기, 밧줄 등을 김형식 의원이 가방에 담아서 건네주었다, 이렇게까지 진술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팽 씨의 진술은 김 의원이 송 회장에게 돈을 빌렸는데, 5억 원이 넘었다고 하죠. 자꾸만 돈을 갚으라고 협박을 하니까, 선거 앞두고 돈 안 갚으면 낙선시키겠다고 하니까 살해 해 달라, 이렇게 부탁을 했다는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런 부탁이, 이번 3월 3일 범행인데요. 3월 3일 범행 직전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 팽 씨 진술에 따르면 2012년부터 줄곧 지속된 요구였다. 무엇인가가, 5억 원이라고 하는 것은 팽 씨가 알고 있는 내용이고 김 의원과 송 씨 사이에 무엇인가 있지 않았느냐, 하는 걸 의심케 하는 대목이고요. 그러다가 이제 팽 씨가 그런 범행 경력도 없고 본인도 주저하게 되죠.
그러다보니까 계속해서 종용하다가 마지막에 3월 3일 범행 직전에 김 의원이, ‘네가 못 하겠으면 내가 하겠다.’, 하면서 본인이 직접 부부가 같이 있을 때 범행 도구를 가져가서 범행을 하려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자 이제 팽 씨가, ‘그러지 마라, 그러면 큰일이다. 두 사람 함께 살해되면 안 된다, 내가 할게,’, 이렇게 되었다고 팽 씨는 진술하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김 의원 측은, ‘이게 다 거짓이다.’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요. 지금 두 사람이 같은 유치장 한 칸 건너서 구속되어 있다면서요. 경찰이 김 의원에게 쪽지, 연필 주면서 팽 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적어라, 해서 주었더니, 그 중에 ‘묵비권만 행사하라.’ 이 주장만 언론에 공개해서 마치 범행을 인정한듯 한 모습을 연출했다,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함정수사다, 이렇게까지 주장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물론 누구든지 형사사건의 피의자는 무죄추정의 원칙, 권리가 있고요. 그 다음에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주장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당연히 검찰과 경찰이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고요. 문제는 이 쪽지 자체가 얼마나 증거 능력이 있느냐, 하나의 정황 밖에는 안 됩니다. 양측 모두가 이러한 쪽지를 건넸다는 이유만으로 김 의원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고 그것을 경찰이 혐의를 덮어씌우기 위해서 했다, 이렇게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지금 경찰과 검찰 측도 팽 씨의 진술 말고 직접 살인 청부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정에서 팽 씨가 진술 번복할 경우 어떻게 될까, 무죄 나오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2가지입니다. 하나는 일단 청부 사건의 경우에는 실행 범이 잡히고 실행 범이 청부자를 진술하면 다른 물증 없어도 대부분 청부 교사범의 유죄가 확정된 것이 판례들이고요. 과거 모 제분 회장 부인의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도 그랬죠. 두 번째는 팽 씨가 과연 진술을 번복할까, 팽 씨가 자기와 상관없는 사람을 살해하고 엄청난 괴로움을 겪다가 결국 다 토로한 상태이거든요. 다시 번복할 가능성도 없지만 번복해도 법정에서 검찰의 집요한 추궁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무죄는 어렵지 않을까, 죄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하는 그런 말씀이시군요. 여전히 모든 것은 가능성이니까 과연 법정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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