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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자정 전 야간시위 "무죄"…법개정 시급

하급심 판결 영향 불가피…재심 청구 잇따를 듯

대법원도 자정 전 야간시위 "무죄"…법개정 시급
지난 3월 헌법재판소에 이어 10일 대법원도 밤 12시 전 시위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이 시급해졌다. 자정 전 야간 시위가 허용됨에 따라 집회시위의 자유도 확대될 전망이다.

◇ 자정 전 시위 어떻게 되나 = 헌재와 대법원 판결로 앞으로는 해가 진 후 자정까지 시위를 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이 밤 12시 전 시위를 무죄로 봐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셈이어서 검찰이 이를 이유로 기소하더라도 모두 무죄선고가 날 것이 때문이다. 다만, 자정을 넘기는 시위는 여전히 처벌대상이다.

검찰은 헌재 결정을 존중해 지난 3월 이후로는 사실상 자정 전 야간시위에 대해 기소하지 않아 왔다.

이전에 관련법 위반으로 기소돼 현재 하급심 재판을 받는 사람들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모두 무죄 판결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집시법 10조와 관련해 계류 중인 하급심 사건은 모두 375건(서울중앙지법 344건)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15건 정도다.

검찰이 자정 전 시위로 기소된 사람들에 대해 공소를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조상철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은 "판결문을 분석해 보고 앞으로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해당 조항을 사실상 일부 위헌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자정 전 야간시위로 이미 유죄 확정을 받은 사람도 재심을 청구해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 헌재 "한정위헌"…대법원 "일부 위헌" =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은 사실상 '일부 위헌'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한정위헌이냐 일부 위헌이냐에 이처럼 신경을 쓰는 것은 법률 조항의 해석과 판단 권한을 둘러싸고 헌재와 그동안 줄곧 줄다리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헌재가 한정위헌이라는 명목하에 법원에 법률 해석과 적용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혀왔다. 한정위헌은 위헌 결정이 아니니 따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정위헌도 위헌 결정의 하나라는 헌재 입장과 상반된다.

이날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 취지를 사실상 받아들이면서도 '일부 위헌'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해당 조항은 법원 스스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고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던 사안이어서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죄를 선고하되 헌재 결정은 한정위헌이 아닌 일부 위헌이라고 표현해 비난은 피하고 실리는 취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유명무실' 집시법 개정안 마련 시급 = 집시법 개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이미 2009년 9월 헌재가 집시법 10조의 일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집시법 10조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당시 헌재는 이 가운데 옥외집회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가 진 후 옥외집회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니 2010년 6월까지 법을 개정해 옥외집회 금지가 필요한 심야 시간대를 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국회는 정치적 공방만 거듭하다 개정안 처리 시기를 놓쳤고 해당 조항과 이를 위반했을 때 처벌을 규정한 23조는 결국 효력을 상실했다.

그런데 '시위'부분마저 헌재와 대법원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더는 법 개정을 미룰 수 없게 됐다.

헌재는 한정위헌 결정 당시 "밤 12시 이후의 시위를 금지할 것인지는 국민의 법 감정과 우리나라 실정에 따라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가 시위의 여러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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