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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큰빗이끼벌레 습격…신음하는 4대강

[취재파일] 큰빗이끼벌레 습격…신음하는 4대강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금강이 외래동물과 녹조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2일 금강 백제보를 찾았습니다.
푸른빛을 잃은 강물속에 이상하게 생긴 물체가 보 주변을 따라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타원형 모양인것은 럭비공 같기도 하고, 둥근것은 해파리나,축구공같기도 했습니다. 강바닥 돌무더기 위나 수초,나뭇가지에도 붙어있는데 흉칙한 모습 만큼이나 악취도 심하게 풍겼습니다.
 
  북미가 원산인 큰빗이끼벌레입니다. 이름도 모양도 생소하고 낯선 이 벌레는 무척추동물로 태형동물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큰빗이끼벌레는 1990년대 중반 국내로 들어왔고 그동안 대청호,소양호,충주호 등 물흐름이 정체한 수역이나 오염된 곳에서 관찰됐습니다. 조류,원생동물을 먹고사는 큰빗이끼벌레는 1mm가량되는 개체가 서로 뭉쳐서 둥글게 커지며,99.6%가 물로 구성됐고,독성은 없는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젤리처럼 물컹물컹한  큰빗이끼벌레를 건져 올려 손으로 비틀어 짜보니 실제  물이 주루룩 쏟아져 내렸습니다.      

  지난달 중순 공주보 근처에서 올들어 처음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세종보와 백제보 등 금강의 3개보 전역에서 모두 발견됐습니다. 또 지난달26일 영산강에 이어 지난5일엔 낙동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금강의 경우 4대강사업으로 보가 만들어진 2년전부터 발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뭄과 보건설 등으로 4대강의 유속이 느려지고 녹조발생 등 으로 수질이 악화되면서 큰빗이끼벌레가 대량 번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6일 낙동강 함안보를 시작으로 영산강,금강,한강 등 4대강에 대한 조사를 벌였는데요,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된 조사지역 대부분의 강물 흐름이 초당2cm에 불과해 물이 흐르지못하고 거의 정체돼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강바닥에서는 모래 대신 찐득거리는 뻘이 채취됐고,시궁창같은 냄새까지 풍겼다고 합니다. 물길이 막혀 정체되다보니 오염이 가속화돼 녹조류가 생기고, 급기야 녹조류를 먹고사는 큰빗이끼벌레까지 창궐한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낙동강과 영산강,금강 등 4대강이 녹조로 심하게 몸살을 앓았는데, 지나고보니 큰 빗이끼벌레 발생의 전조 징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낙동강의 녹조는 올들어 더 심각해 지고 있습니다. 6월 넷째주<23일>기준 달성보와 창녕보의 남조류 세포수는 각각 21만1천,29만7천개에 이릅니다. 남조류 세포수가 20만개 이상이면 수질예보 기준으로 경계발령에 해당하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창녕보의 경우 과거 남조류수가 최대치를 보인때가 지난 2천12년 8월12일기준 30만6천개였는데 올해는 오염속도가 무려 두 달가량 빨라진것입니다.

  금강의 녹조 사정도 좋지않습니다. 세종보와 공주보의경우 이미 지난 4월 초부터 지난7일까지 각각 16일과 35일간 수질예보 관심단계 발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관심단계는 남조류 세포수가 1만개 이상일때 클로로필 농도와 상관없이 발령됩니다. 세종보의 경우 지난해에는 8월22일부터 29일까지 불과 8일간 수질예보관심단계가 발려됐고,지난12년에도 5월10일부터 8월10일사이 발령기간은 13일에 그친것에 비하면 올 상황이 훨씬 악화된것입니다. 공주보도 지난해의 경우 5월13일부터 10월16일까지 수질예보 발령기간이 31일간이었고 지난12년에는 5월10일부터 10월9일까지 44일간 이었지만 올해는 예보발령시기가 훨씬 빨라지고 기간도 늘었습니다.

 큰빗이끼벌레의 창궐과 녹조발생 등 4대강 수질오염이 우려를 넘어 현실화 되고 있지만 환경부는 아직까지 4대강의 보 건설과 수질오염의 직접적 연관성에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2년째 수질 오염징후가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과거 5년간 4대강 보 설치 전후 수질비교를 통해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와 TP(총인)가 오히려 감소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녹조발생과 큰 빗이끼벌레 창궐이라는 현실과는 상반된 자료여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또 올 낙동강의 녹조원인에대해서도 강수량과 기온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강수량은 3백22mm로 지난해 4백30mm의 73%수준이고, 5월 전국평균 기온은 18.4도로 평년 17.2도에비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강수량과 기온 차이가 녹조발생과 큰빗이끼벌레 창궐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연구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큰빗이끼벌레도 수질지표 생물로 볼수 없다고만 할 뿐 큰빗이끼벌레 분포지역이나,시기 등 현황,생리적 특성등에대해서는 아직까지 연구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어떤일을 하지않는 것 보다 조금 늦더라도 시작하는게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4대강 수질오염에대해
정치적 판단은 뒤로하고 있는 그대로 오염실태에 대한 구체적이고 설득력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더 늦기전에 현명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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