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19세 김효주 "퍼터 바꾸고 2연승…3연승도 자신"

"받고 싶은 상은 꾸준함의 상징인 최저타수상"

[취재파일] 19세 김효주 "퍼터 바꾸고 2연승…3연승도 자신"
지난해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뜨겁게 달군 선수가 장하나와 김세영이었다면 올해 상반기에 가장 핫(hot)한 인물은 19살의 김효주 선수입니다. 지난해 한 살 언니인 전인지와 신인왕 경쟁에서 한 발 앞서며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차지한 김효주는 올해 파죽지세로 KLPGA 무대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이어 중국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마저 석권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올시즌 KLPGA 판도를 자연스럽게 1인 천하 구도로 만들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시즌 상금 4억5천9백만원으로 지난해 상금왕인 2위 장하나(2억8천2백만원)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대상 포인트도 246점으로 2위 김세영(165점)과 격차를 더욱 벌렸습니다. 중국에서 우승컵을 안고 돌아온 김효주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3연승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습니다.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좋아요.보통 메이저 대회 우승하면 여기저기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피곤해서 다음 대회는 성적이 안좋기 마련인데 저는 운이 좋았어요. 한국여자오픈 끝나고 한 주를 건너 뛰고 금호타이어 대회가 열렸거든요. 휴식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연속 우승이 가능했죠.

그리고 이번 주도 대회가 없어 한 주 건너 뛰잖아요.그래서 다음주 삼다수 대회도 잘 칠 수 있을 것 같아요.샷 감 좋고 왠지 느낌이 와요. 이럴 때 노려봐야죠. 일단 3연승부터 하고 또 다음 목표를 잡으려고요. 저는 장기적인 목표는 못세우거든요.머리 아파서요.히히(웃음)."

-갑자기 샷 감이 좋아진 계기가 있나?

"지난해부터 샷 감은 나쁘지 않았는데 우승을 하기엔 뭔가 2% 부족했어요. 가끔 미스샷이 나온다든지 짧은 퍼트를 놓친다든지 그런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올 4월부터 클럽을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싹 바꿨는데 신기하게 잘 맞는 거에요. 한국여자오픈 대회 때는 개막 하루 전 공식 연습라운드에서 퍼터를 바꿔봤어요. 결과는 대박... 첫 메이저 우승이 이렇게 나왔어요."

-무슨 퍼터로 바꿨길래?

"평소 제가 골프용품 샵에 가면 꼭 갖고 싶었던 퍼터가 있었어요. 반달형 투볼 퍼터인데 마음 속으로 언젠가 한 번 꼭 쳐 봐야지~ 했죠. 그런데 그 날이 바로 운명처럼 한국여자오픈 때가 된거에요. 그 전에 한 번도 쳐 본 적이 없는 퍼터였는데 오랫동안 쳐 왔던 것처럼 마음이 아주 편안했어요.손에도 딱 맞았구요.덕분에 까다로운 4~5미터 퍼트가 많이 들어가면서 타수를 줄일 수 있었어요.퍼트 수가 줄면서 두 대회 연속 우승했고 이젠 세 대회 연속 우승도 노려봐야죠."

KLPGA투어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자는 2007년 신지애,2008년 서희경, 2009년 유소연 이후 5년 동안 아직 한 명도 탄생하지 않았습니다.

-스윙이 아주 예쁘고 간결한데 누가 이렇게 좋은 스윙을 만들어 주었나?

"6살 때 강원도 원주 집 앞에 있는 스포츠센터에서 처음 골프를 배웠는데 그 때 기초를 잘 닦아서 지금 스윙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 코치님께서 아주 잘 가르쳐 주신걸로 기억해요."

-프로대회에서 꼭 홀인원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 못해봤나?

"아마추어 시절 호심배 선수권에서 홀인원을 2번 기록했는데 그 때는 부상으로 받은 것이 고작 웨지 1개와 홀인원 증서 1장 뿐이었어요. 프로 선수들은 홀인원 하면 고급 자동차를 받잖아요. 프로가 된 이후 아직 홀인원 못해봤는데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

-운전은 할 줄 아나?

"아직 면허가 없어요.앞으로도 따지 않을 거에요. 운전이 무섭거든요. 운전 기사 두려면 상금 많이 벌어야 돼요."

-미국이나 일본 무대 진출 계획은?

"기회가 되면 가고 싶죠. 이번 금호타이어 대회 때 중국의 펑산산 언니와 1,2라운드 함께 치면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LPGA와 JLPGA투어를 오가면서 활약하는 언니의 모습이 부러웠어요."

-펑산산이랑 영어로 얘기했나?

"아니요~한국말로 했어요. 펑산산 언니, 한국 말 잘해요. 한국 드라마 보면서 한국말 배웠대요. 참 재미있는 언니죠~하하."

-김효주 선수도 드라마 좋아하나?

"그럼요~ '별에서 온 그대', '너희들은 포위됐다' 모두 찾아서 봤구요. 예능 프로그램 '런닌맹'도 왕 팬인걸요. 가수는 2NE1, 악동뮤지션,빅뱅 좋아해요"

-즐겨 부르는 노래는?

"저는 노래 안불러요. 음치라서가 아니라 남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게 편해요. 제가 아는 선수 중에는 고민경 프로님이 노래를 제일 잘 해요."

-아직 나이가 어린데 상금 받으면 누가 관리하나?

"당연히 부모님께서 관리하시죠. 그 동안 저한테 돈 많이 들어갔는데 이젠 제가 다 갚아드려야죠. 아직 다 갚으려면 멀었어요. 저, 이래봬도 효녀거든요~" 

-올 시즌 상금과 대상포인트 1위,다승 부문은 백규정과 공동 1위(2승)인데 목표는?

"저는 다른 타이틀 보다 가장 욕심 나는 것이 평균타수 부문이에요. 현재 이 부문에서 장하나(69.95)에 이어 2위(70.13)에 올라 있는데 꼭 역전해서 이 부문 2년연속 최고가 되고 싶어요. 평균타수 타이틀은 꾸준함의 상징이니까요.

저는 기복 심한 선수보다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거든요. 포르투갈의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그래서 좋아해요. 잘 생기고 근성 있고 꾸준해서요. 그런데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더 볼 수가 없네요."

김효주는 올시즌 '수퍼루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백규정,김민선,고진영과 동기생인데 이들보다 한 해 먼저 투어에 데뷔해서 벌써 KLPGA 통산 3승을 거뒀습니다.

1995년 7월 14일생. 아직 만 19세도 안된 이 소녀가 한국을 넘어 미국과 일본,중국 등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이름을 떨치게 될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