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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지켜보는 푸틴 속셈은?

정부군 공세에 친러 반군 밀리는 상황 방관, 양측 협상만 촉구<br>"서방 제재로 타격 커 '신중 모드'"…"명분축적용 행보" 분석도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지켜보는 푸틴 속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속셈은 뭘까?'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정부군의 집중 공세에 밀려 퇴각하고 있는 와중에도 러시아가 별다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지난 3월 크림 사태 때와는 판이하다. 당시 러시아는 크림에서 친러 분리주의 움직임이 일자 즉각 군대를 투입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개입을 차단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속전속결로 크림을 병합하는 민첩함을 보였다.

이후 분리주의 움직임이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으로 번져갈 때만 해도 러시아는 수만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배치하고 강경 대응 태세를 취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역사적 영토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이 위험에 처하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무력 개입을 시사했었다.

하지만 최근 푸틴의 태도는 상당히 달라졌다. 정권 교체 혁명을 주도했던 우크라이나 야권 세력을 쿠데타 집단으로 규정하고 대화조차 거부했던 그가 새로 들어선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정권을 인정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독립공화국 인정에도 적극적이지가 않다.

심지어 정부군의 집중 공세로 수세에 몰린 분리주의 반군이 여러 차례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아직 별다른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회로부터 승인받았던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 권한을 스스로 반납하는 의외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간 협상을 촉구하고 있을 뿐이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과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푸틴의 이 같은 최근 행보에 대해 다수 전문가들은 크림 병합으로 인한 타격이 너무 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태엔 예전처럼 강경 대응할 수 없는 처지라고 분석한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위기의 조속한 해결과 서방과의 타협을 원하고 있을 것이란 해석도 덧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크림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황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크림은 러시아가 신속한 대응으로 별다른 인명 피해 없이 손쉽게 점령했지만 동부 지역에선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으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명의 난민이 생기는 인도주의적 재앙이 벌어졌다.

크림 병합을 절대적으로 지지했던 러시아 내 여론도 서방의 제재로 말미암은 경제적 타격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전으로 자국 경제가 붕괴하고 자녀들이 전선에서 죽어가는 상황을 바라지 않고 있다. 서방과의 장기간의 대치가 러시아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자유주의 진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응도 크림 사태 때보단 크게 강경해졌다.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당시와는 달리 동부 지역에선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진압작전을 단호하게 펼치고 있다.

서방의 제재 위협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옛 소련권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푸틴의 야심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서방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 깊이 개입할 경우 러시아 은행과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같은 제재는 이미 위기에 처한 러시아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철저한 실용주의자인 푸틴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시키는 '훼방꾼'이 아니라 '평화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최근 푸틴 대통령의 '신중 모드'가 군사 개입을 위한 명분 쌓기용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협상 노력을 다했지만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무고한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위해 군사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명분을 축적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견해를 펴는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들이 집결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러시아가 곧바로 군사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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