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수사기관에 의해 일가족 12명이 간첩의 굴레를 썼던 이른바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의 재심 재판이 35년 만에 춘천에서 열렸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강성수)는 8일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등 혐의로 기소됐다가 사형과 무기 징역 등의 형이 확정·집행된 고 진모(당시 50세)와 고 김모(당시 57세)씨, 또 다른 김모(65)씨 등 9명에 대한 재심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심 재판부는 1979년 8월에 기소된 이 사건의 검찰 기록과 추가 입증 자료 등을 검토했다.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모두 친족들이다.
이들은 6·25 전쟁 때 부역 후 월북했다가 간첩으로 남파된 진씨의 친형에게 포섭돼 북한을 찬양·고무하거나 동해안 경비상황과 군사기밀을 탐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진씨와 김씨 등 2명은 1983년 7월 형이 집행됐다.
또 김씨 등 2명은 무기징역을 비롯해 나머지 4명은 징역 5년∼1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군인 신분이던 김씨의 동생(58)도 군사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당시 일가족이 간첩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곧 잊혔으나 남은 가족들의 끈질긴 재심 요구와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재심 권고 등으로 지난 4월 재심 개시결정이 내려졌다.
재심 개시 결정을 한 재판부는 "진실화해위의 조사결과를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법 체포·구금되거나 구타·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수사관들의 구타·가혹행위 등 직무상 범죄가 증명된 이상 재심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9일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이들과 함께 기소돼 1980년 징역 5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김모(68·여)씨 등 3명도 지난 4월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연합뉴스)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35년 만에 춘천서 재심 열려
일가족 12명이 간첩으로 몰려 사형 등 중형 선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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