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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 명명

7만2천t급 '해상 군사도시'…여왕, 명명식에 스코틀랜드 위스키병 사용

영국 최대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 명명
영국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 호 명명식이 4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한 가운데 스코틀랜드에서 거행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스코틀랜드 파이프 로시스 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 축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새 항공모함이 "영국 해군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며 "항모와 선원들에게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여왕은 이날 기념사에 이어 단상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 술병을 선체에 부딪혀 깨뜨리는 의식을 진행했다.

술병을 깨는 의식에는 이날 행사가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점을 고려해 전통적으로 쓰이는 샴페인 병 대신 스코틀랜드 보모어의 싱글몰트 위스키병이 사용됐다.

보모어 증류소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제조장 가운데 최초로 여왕이 방문했던 곳이다.

명명식에는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을 비롯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고든 브라운 전 총리 등 3천500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영국 여왕의 군함 명명식은 1999년 이후 15년 만으로 이날 행사는 9월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의식한 상징성으로 관심을 끌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은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푸른색 조명을 밝혔다.

항모 퀸 엘리자베스 호는 6개 조선소의 분리제작 공정을 거쳐 2011년 첫 조립작업을 시작한 이후 33개월 만에 위용을 드러냈다.

7만2천t급의 이 항모는 영국 해군 사상 최대 규모의 병력 탑재 능력을 갖췄다.

전장 280m에 1천600명 병력과 F-35 라이트닝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헬기, 수송용 헬기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어서 해상 군사도시에 비유된다.

국가적 비상사태에는 재난대응센터로도 기동한다.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록히드마틴사의 F-35B 전투기가 최대 108차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402㎞ 반경에서 동시에 1천대 규모의 선박과 항공기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장거리 레이더 기능을 장착해 2020년 취역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호에 이어 자매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도 올해 말 본격적인 건조 일정에 돌입한다.

항모 2척의 건조 비용은 함재기를 제외하고 62억 파운드(약 10조7천억원)로 추산된다.

하지만, 당초 36억5천만 파운드로 예상했던 사업비용이 2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예산난이 불거져 사업계획 변경 및 취역일정 지연 등 문제점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함재기를 2010년 기동범위와 무기탑재 능력이 우수한 F-35C 기종으로 바꿨다가 이착륙 장치 추가설계에 따른 비용 부담에 2년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영국의 해양제국 명성은 1997년 왕실 요트가 퇴역한 데 이어 트라팔가 해전 200주년인 2005년 이후 빛이 바래졌다.

2007년 영국 선원 15명이 걸프만 공해상에서 저항도 못한 채 이란 당국에 붙잡혀 12일간 억류됐고 2009년에는 영국인 부부가 요트를 타다가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이를 의식한 듯 필립 해먼드 영국 국방장관은 '퀸 엘리자베스'호와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 프로젝트가 런던 올림픽에 맞먹는 엔지니어링의 개가이며 적대 세력에 대한 굳건한 억지력이자 동맹국들과의 결속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런던·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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