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이어 이번에는 태풍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올 들어 여덟 번째 태풍입니다. ‘너구리’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태풍 이름을 지은 14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붙인 이름입니다. 북한에서도 10개의 태풍 이름을 제출해, 태풍이름 140개 가운데 20개가 한글이름입니다.
어제(3일) 필리핀 동쪽해상에서 열대저압부가 생기더니 오늘(4일) 9시에 이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한 것인데요. 아직은 약한 소형태풍으로 중심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8m정도입니다. 태풍 ‘너구리’는 거대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시속 25km의 속도로 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태풍은 아직 너무 멀리 있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을 거쳐 일본 큐슈 서쪽해상을 따라 북진하거나 큐슈에 상륙에 일본 열도를 따라 진행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두 경우 가운데 첫 번째 경우로 태풍이 이동하면 걱정이 커집니다. 태풍 ‘너구리’가 오키나와 부근 해상에 다가서는 시기는 대략 화요일(8일) 쯤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후 태풍이 북진을 계속하면 수요일에서 금요일 사이에 남해안으로 상륙하거나 대한해협을 지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럴 경우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경우, 그러니까 태풍이 일본 큐슈에 상륙해 일본 열도를 따라 갈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남해 먼 바다와 제주도, 일부 동해안은 태풍 앞부분에서 발달하는 비구름이 많은 비를 뿌리거나 강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그나마 조금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나라 부근의 바닷물 온도가 아직은 낮다는 점인데요. 태풍이 발달하려면 더운 바다로부터 에너지를 얻어야 하는데 바닷물 온도가 낮으면 태풍이 에너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죠. 태풍이 우리나라로 향한다고 하더라도 남해에서 힘이 크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태풍의 이동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태풍의 진로도 매우 유동적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버티면 태풍 ‘너구리’가 조금 더 우리나라로 가까워질 것이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갑자기 약해지면 태풍은 조금 더 일본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7년 만에 가장 늦게 시작한 장마도 태풍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일단 일요일까지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데요. 토요일과 일요일은 지역에 따라 날씨 차이가 커 주의가 필요합니다.
토요일은 강원영동에 비가 조금 오다가 그치겠고 남부는 차차 흐려져 늦은 밤에는 제주도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비교적 맑고 무척 덥겠는데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르겠습니다.
일요일은 장맛비 내리는 지역이 더 넓어져 대부분의 남부에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서울 등 중북부는 여전히 장마전선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어 일요일에도 낮 기온이 대부분 30도를 크게 웃돌면서 무척 더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래저래 날씨의 변화가 큰 주말입니다. 즐거운 나들이 계획이 있으면 지역에 따라 다른 날씨를 꼼꼼하게 확인한 뒤 떠나시고, 특별한 계획이 없는 분들은 다가올 여름의 호우나 강풍에 약한 곳은 없는지 주변을 미리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취재파일] 태풍 '너구리' 북상…주말에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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