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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스커드에서 수호이까지…이라크서 돌고 도는 무기들

[취재파일] 스커드에서 수호이까지…이라크서 돌고 도는 무기들
수니파 반군의 발흥으로 시작된 이라크 내전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내전을 촉발한 수니파 반군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 ISIL는 스스로 국가를 선포했고 북쪽의 쿠르드족도 독립을 좇으며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라크가 ISIL과 쿠르드, 시아파 이라크로 3분돼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나라가 3개 권력으로 쪼개지다 보니 곳곳 군사 요충지에 산재했던 무기의 주인도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달 16일 취재파일 (F-16 등 미국의 이라크 무기 원조…누굴 겨눌까?)에서도 무기의 손 바뀜을 우려했었는데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과격한 ISIL에게 흉포한 무기가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물론 화학무기, 탄도 미사일 같은 강력한 무기는 존재 자체가 악마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온화한 쪽이 갖고 있는 편이 여러모로 안전할텐데 안타깝습니다.
ISIL이 노획한

■ ISIL, 화학무기와 스커드 미사일을 손에 넣다

바그다드 북부 지역을 지키던 이라크 군이 도망치면서 스커드 미사일을 두고 간 모양입니다. ISIL이 이라크 군이 버리고 간 기지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노획해 퍼레이드를 벌이는 사진이 외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탄두 바로 밑에 전기장치가 제거된 상태의 스커드를 대형 트럭의 컨테이너에 싣고 거리를 쏘다니는 모습입니다. 전기장치는 이라크군이 떼어 간 것인지 ISIL이 떼서 따로 보관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ISIL이 온전한 상태의 스커드를 갖고 있다면 시아파 이라크 뿐 아니라 사우디, 바레인, UAE, 카타르도 사정권 안에 들게 됩니다. 이라크 내전이 여러 나라한테 겁을 주고 있습니다.

ISIL은 사담 후세인의 화학 무기 제조 시설도 장악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알 무사나라는 곳의 화학무기 공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오래되기는 했지만 지금도 화학 무기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데 다만 ISIL이 이 화학무기를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에는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또 공장 자체가 낡고 오염돼 제대로 된 화학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공장을 되살리는 일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ISIL이 힘을 오래도록 유지하면 그 동안 시간을 벌어 화학무기 공장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알 무사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호이-25
■ 수호이와 F-16 짝 짓고, 쿠르드는 中 탱크로 무장하고…

ISIL에 맞서고 있는 이라크 정부에는 주변국들의 무기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이라크로 배달된 것은 미국의 F-16 전투기입니다. 한 대가 이라크에 인도됐고 순차적으로 모두 36대가 공급될 예정입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친미 정권을 세웠으니 여기까지는 이해 가능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러시아제 SU-25도 이라크로 들어갔습니다. 'Frog Foot'이란 별명처럼 독특한 외양의 이 공격기는 러시아와 이란이 이라크에 팔았습니다. 이달 초에 이란의 이슬람 혁명 수비대 소속이었던 SU-25 7대가 이라크의 이맘 알리 공군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달 말엔 러시아의 SU-25가 이라크로 들어와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다들 중고입니다. 이라크 공군은 미국의 F-16을 들여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중고 전투기를 사들여 ISIL과 싸운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의 전투기 구색이 독특해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북쪽 땅의 쿠르드족은 중국의 구식 전차 Type-69로 무장했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Type-69를 내세운 쿠르드의 전차 전력이 종이 호랑이 신세로 전락한 이라크 정부군에 비해 낫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혼란스럽습니다. ISIL은 기존 이라크 군의 흉포한 무기를 손에 넣어 전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라크 정부군은 외국의 중고 공격기를 사들여 독특한 조합의 공군 전력을 갖췄습니다. 독립을 시도하고 있는 쿠르드는 중국 전차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흘러간 옛 무기들이 이라크에서 주인을 바꿔가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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