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1일 각의 결정은 모호한 내용 때문에 자의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기존의 자위권 발동 3요건을 대체할 '무력행사의 신(新) 3요건'이 명확하지 않다.
무력행사의 3요건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당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할 때 집단자위권 행사가 검토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일 동맹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했으나 '동맹국' 대신 밀접한 국가로 규정함에 따라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아베 총리는 평소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표현한 한국도 여기 포함된다고 주장하거나 중동, 유럽 국가에 대한 침해를 근거로 집단자위권 행사를 시도할 여지가 있다.
국민의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이 뿌리뽑힐 명백한 위험이 있어야 한다는 무력행사 기준도 앞선 아베 총리의 발언에 비춰보면 모호하다.
그는 일본에 자원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석유와 식량이 들어오는 것은 사활이 달린 문제라며 해상 교통로가 차단된 경우에도 집단자위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조차도 석유 비축량 등을 고려하면 해상교통로가 차단된 것이 위험을 감수하고 무력을 행사해야 할 시급한 상황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명당의 지적에 따라 '우려'를 '명백한 위험'으로 바꾸는 등 문구 수정을 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집단자위권 관련 문답집에서 무력행사의 신(新) 3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당시의 내각이 종합적·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실제 무력행사가 필요한지도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베 내각 자체도 무력행사에 관한 정권의 입맛에 좌우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필요 최소한의 무력을 행사하도록 제어할 안전장치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중의 무기 사용에 관해서는 '임무 수행을 위한 무기 사용' 등 포괄적인 기준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 시점에 전투가 진행 중인지를 기준으로 전투지를 판단하게 한 것은 분쟁 지역의 정세에 비춰볼 때 무력 충돌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
이번 각의 결정이 지니는 자의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헌법 해석을 바꿨다는 점이다.
개헌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을 바꾸는 것과 같은 조치를 한 것 자체가 정권의 판단에 따라 법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아베 내각은 이런 평가조차 '해석을 재조정했을 뿐 해석개헌이 아니다'고 부정했다.
이번 각의 결정은 일본 정부가 제시한 몇 가지 사례를 단시간에 검토해 원칙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이번 각의 결정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안전보장의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안보법제간담회·이하 간담회)'의 논의도 졸속 논란에 휩싸였다.
간담회에 참가한 일부 위원이 보고서를 회의 중에만 볼 수 있었고 집에 가져가 차분하게 읽어볼 기회조차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으로 자위대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할 때 명확성을 얼마나 확보하고 어떤 제어장치를 마련하는지가 관건이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각의결정 '모호'…자의적 운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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