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너 "중국, 한국을 미·일에서 떼어내려고 해"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내달 3∼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 때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문제와 한반도 미래에 대해 한·중 양국이 공통의 이해를 확장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희망하는 6자회담 재개 문제는 큰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2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문제와 북한의 미래와 관련해 조용하고 솔직한 대화를 해서 공통의 이해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며 "이것이 미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그러나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6자회담을 하려는 것은 실제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위기지수가 낮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국과 미국 모두 당장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견인해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국제사회에 반항하는 북한을 바로잡는 것이 한·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 돼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접근은 중국이 유엔이 결의한 대북 결의안을 이행하도록 압박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당연히 북한 문제가 전면에 부각될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북한 핵문제에서는 진전이나 돌파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도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볼 때 북한 핵문제에서 돌파구가 나올지 의심스럽다"며 "그러나 한·중 양국은 북한이 치러야 할 비용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중의 외교적 밀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워싱턴 내부의 우려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부시 선임연구원은 "일각에서는 한.중이 너무 가까와지는데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적어도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그런 시각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차 석좌 역시 "일부 학자들과 언론이 그런 식으로 말하지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그런 시각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과 중국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은 박 대통령이 중국에 가까와지려는 행보에 우려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박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존중과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근본적으로 대북 정책을 수정하기 어렵고 최근 들어서는 팽창주의적 노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중국은 동·남중국해에서 패권을 강화하는 행동을 보이면서 한·일간의 갈등을 이용해 한국을 미·일에서 떼어내려고 한다"며 "북한과 중국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최대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시 주석의 방한을 중국이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한 정책을 채택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되며 중국의 대북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여전히 북한 인권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행동에 제약을 주고 있으며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채택하도록 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강력한 관계구축을 통해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해주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중국은 오히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닝 연구원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한국은 미국처럼 중국에 대해 협력적이면서도 경쟁적인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한국이 미국과 관계가 강하다면 중국은 한국을 존중할 것이지만 미국과 관계가 약하다면 중국은 한국을 속국처럼 다룰 것"이라며 "한·미동맹 관계가 견고할수록 중국과 관계에서 유리한 지위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美 전문가들 "韓·中 정상, 北 문제 솔직 대화해야"
"美, 한·중 '밀착' 우려 없어…6자재개 돌파구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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