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국 보훈의 달 6월을 맞아, 6·25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한 해병대원이 사선을 넘나드는 전장에서 쓴 일기장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구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빛바랜 수첩.
일제강점기 세금출납부로 쓰던 수첩에 빼곡한 기록이 가득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20살의 나이로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참전했던 85살의 이치근 옹이 전장에서 쓴 일기입니다.
전쟁의 공포와 함께 참전한 동료와의 전우애, 귀신 잡는 해병의 용맹함, 깨알 같은 글씨로 전장의 하루하루를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김웅철/향토사학자 : 누군가가 시작한 우렁찬 행진 소리가 내 귀를 땡땡 울렸다.]
이치근 옹의 진중일기가 조만간 향토사학자의 손을 거쳐 책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해병대 참전 자료가 거의 없어, 해병대 역사를 정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0대 청년이던 이치근 옹은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목숨을 걸고 지키던 전장의 기록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기억으로 살아있습니다.
[이치근/85세, 진중일기 기록자 : 너는 용공분자라며 낙인 찍힐 수도 있었다. 처음에 발견된 일기는 태웠고, 공부하던 학생이라 뭐라도 기록해야 한다는 집념이 있었다.]
한국 전쟁 당시 제주에서 참전한 병력은 1만여 명.
그 가운데 3천여 명이 해병대였습니다.
하지만, 해병대 관련 기록은 물론 해병대 훈련 시설은 관리 예산조차 없어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웅철/향토사학자 : 의의를 찾기에 앞서서 우리가 꼭 유지, 기록, 보완해서 둬야 할 의무와 책임감이다.]
이치근 옹의 빛바랜 수첩이 책으로 출간되는 것을 계기로, 귀신잡는 제주 해병의 역사도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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